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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끝날 때까지…" 격언으로 본 야구
격언 · ‘말말말’로 본 야구의 세계
꽃 피는 봄과 함께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매번 새 시즌이 되면 갖가지 기대와 희망이 가득하게 마련이지만 출범 32돌을 맞는‘ 2014 프로야구’는 유난히도 성공인자가 많다‘. 제9구단’인 NC소프트 다이노스가 본격적으로 페넌트레이스에 참여하고‘ 제10구단’ KT 위즈가 수원을 연고로 창단돼 10구단 체제의 워밍업에 들어가면서 프로야구 시장 규모는 더욱 커졌다. 야구는 그 어떤 종목보다도 어렵고 난해한 스포츠다. 그러나 일단 가까워지면 쉽게 잊을 수 없는 것이 야구의 매력. 야구 격언과 야구인들의‘ 말말말’로 야구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미국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명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명언이다. 야구팬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격언이다. 어떤 스포츠 경기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야구는 시간제한 종목이 아니어서 전광판에 9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 불이 들어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야 승리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큰 점수차를 방심하다가 역전의 참패를 맛볼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SK 와이번스는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회까지 1-11로 뒤지다 13-12로 대역전극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SK가 기록한 10점차의 역전승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다 점수차의 역전 기록이 됐다. 2014 프로야구 역시 ‘방심’은 금물이다. ‘제 9구단’ NC소프트나 ‘꼴찌’ 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에서 각각 3위와 5위에 랭크되며 경계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동렬이도 가고 종범이도 없고’의 어록으로 유명한 김응룡 감독이 ‘현진이도 가고 찬호도 없는’ 한화의 부활을 현실화시킬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야구는 아주 작은 차이가 승부를 결정한다”

정규시즌의 1위와 최하위의 차이는 어느 정도의 간격일까? 승률로만 계산하면 분명히 많은 차이가 나겠지만, 어쩌면 아주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의 간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보통 3연전으로 진행되는 페넌트레이스에서 2승1패(승률 0.667)와 1승2패(0.333)는 단 1경기의 차이지만 승률은 하늘과 땅 차이다. 지난해 1~4위와 같은 5할대 승률을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이유도 결국 작은 차이에서 비롯됐다. 특히 한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요소는 호쾌한 홈런이 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작은 실수와 실책이 결정적 요인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사인 미스와 주루 미스, 본헤드 플레이, 수비백업 미스 등등. 그래서 동계캠프 기간에 아주 단순한 플레이를 수도 없이 반복 연습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생팀 KT의 최고참 선수이자 주장인 신명철은 “프로에서 14년을 보냈지만 지금처럼 많은 훈련을 한 적은 없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반복훈련은 지옥과 같았다”며 “하지만 잊지 못할 기회(승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승리하면 배울 수 있다.
그러나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미국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전신인 뉴욕 자이언츠의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의 말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과 같은 의미다. 야구나 인생에서 실패할 것을 두려워해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모든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배울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승리보다 패배의 숫자를 더 쌓아가던 NC소프트가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결정 짓는 ‘고춧가루 부대’로 등장한 것도 좋은 예다. 또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류현진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부진했지만, 잘할 수 있는 법을 알았다”며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태어나서 가장 세게 던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세인트루이스와의 3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의 말도, 부진(실패)을 이겨낸 값진 배움(승리)의 결과를 말해준다.

“절대로‘절대’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야구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단언적인 말은 위험하다. 투수가 야수도 되고 반대의 경우도 많을 뿐 아니라, 공이 빠르진 않아도 성공한 투수가 많고, 발이 느려도 성공한 타자가 많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10승을 거두며 무너진 두산 마운드를 굳건히 지킨 유희관이 “컨디션이 좋아도 135km, 안 좋아도 135km”라며 너스레를 떤 이 한마디는 강속구 투수를 제일로 꼽았던 32년 야구사에 큰 시사점을 줬다. 유희관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따냈고, 플레이오프에선 MVP까지 차지했다. 이처럼 야구나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편견’ 내지 ‘선입관’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라 해서 “절대로 트레이드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가 결국 식언(食言)을 한 결과가 된 경우도 많이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야구 격언은 2014 프로야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하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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