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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삼성SDI, 제일모직 흡수합병 의미?
삼성 신성장동력 결합…‘미래 金脈’ 기대

2차전지 · 소재 결합 시너지 창출
2020년 매출 목표 29조원 공표
합병 통해 탄탄한 지배구조 유지

60년 ‘제일모직’ 상징성 감안
에버랜드, 상호 사용 검토


삼성SDI와의 합병으로, 1954년 삼성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대신 전자와 자동차를 아우르는 친환경ㆍ소재 융복합기업이 삼성그룹에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부터 이뤄진 삼성그룹 사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번 합병의 가장 큰 의미는 삼성의 신성장동력의 결합이다. 삼성SDI는 LCD 부문을 삼성전자로 넘긴 데 이어 PDP 부문의 수명이 사실상 다해가면서 2차전지 부문으로 역량을 집중해왔다. 제일모직도 지난해 패션 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넘겨주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소재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왔다. 2차전지는 소재 부문의 기술력이 절실하고, 소재 부문으로서는 2차전지 산업이 미래의 가장 큰 수익원이다.

제일모직은 31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 30층 머큐리룸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에너지ㆍ자동차 소재 분야를 선정하고 사업화 진행 중인데, 전방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지속적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2차전지 글로벌 1위인 삼성SDI와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의결했다. 그러면서 소재ㆍ부품 간 기술협력으로 관련사업 일류화를 가속화하고, 특히 양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공유로 자동차 관련사업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SDI도 이날 “우리가 보유한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 사업과 제일모직이 보유한 소재사업의 전문역량을 상호 활용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법인의 덩치는 삼성전기를 넘어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포함),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에 이어 그룹 내 4번째가 된다. 하지만 양사 간 시너지가 발휘되면 최근 매출이 정체된 삼성물산이나 삼성중공업을 앞지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삼성SDI는 이미 7년 후인 2020년 매출 29조원이라는 목표를 공표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3배나 큰 숫자로 연평균 17% 이상 성장해야만 가능하다.

이번 합병으로 지배구조도 더욱 탄탄해지게 됐다. 삼성SDI의 삼성그룹 지분율은 19.98%에 달하지만 제일모직의 삼성그룹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7.3%에 불과했다. 양사 간 1 대 0.4425의 합병비율을 감안하면 합병법인의 삼성그룹 지분율은 17%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31일 양사 주가는 이미 합병을 반대할 주주들이 주식을 내다팔 가격인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넘어섰다. 양사는 5월 말 각사의 주주총회 의결을 거친 후 7월 1일부터 합병법인을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이라는 법인명은 이번 합병으로 사라지지만 상호는 삼성에버랜드에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배구조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에서 가장 오래된 상호인 제일모직을 사용한다는 상징성도 제일모직 상호를 존속시켜야 할 이유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삼성에버랜드와 패션사업 부문 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때 제일모직이 상호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경우에는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해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내용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도 “에버랜드는 고유한 테마파크 브랜드로 존속시키되 사명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제일모직을 사명으로 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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