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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위화도와 여의도
여말선초(麗末鮮初)의 격동기를 다룬 KBS1TV 사극 ‘정도전’의 인기가 지난주말 절정에 이르렀다. 고려의 운명을 한 순간에 바꿔놓은 위화도 회군이 극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6일 방송된 정도전 28회는 전국기준 18.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MBC ‘호텔킹’(10.9%)과 SBS ‘엔젤아이즈’(6.6%)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압도적 1위다.

극중 최영과 이성계는 요동 정벌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표출했다. 최영은 “중원의 주인이 원나라에서 명나라로 넘어가는 지금이 사대의 굴욕을 끊을 기회”라며 출정을 외쳤지만 이성계는 “명분은 옳지만 지금 나서면 고려와 백성을 사지로 몰아넣는 격”이라며 맞섰다. 부자의 정을 나눌 정도로 가까웠던 두 사람은 정세를 보는 시각차로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사이가 됐다.

극중 이성계가 압록강 한 가운데 위화도에서 말을 돌리는 사이에 한강변 여의도에서도 회군론을 펴는 세력이 등장했다. 새정치연합 당내 혁신모임 ‘더 좋은 미래’의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결과를 알면서 수하 장수들과 병사들을 탈영시켜 사지로 보내는 것이 사령관으로서 옳은 선택인지, 위화도 회군이 조선개국으로 이어진 역사를 되짚어 보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안철수 대표가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불공천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다. 


위화도에서 이성계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여의도에서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이라는 이상론과 ‘야당의 필패가 분명한 무공천을 철회해야 한다’는 현실론 사이에서 안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호진 논설위원/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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