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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최태원 ‘아메리칸 드림’, 8년만에 현실로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키운 ‘아메리칸 드림’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석유 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본고장인 미국으로 가야 한다”면서 공격적인 투자와 실패를 거듭하던 최 회장이 꼭 8년 만에 결실을 봤다.

SK이노베이션은 8일 미국 오클라호마 소재 그랜트ㆍ가필드 카운티 생산광구의 지분 75%와 텍사스 소재 크레인 카운티 생산광구의 지분 5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그랜트ㆍ가필드 카운티의 생산광구는 현재 하루 2500배럴, 크레인 카운티 생산광구는 하루 75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지분 매입 금액은 총 3871억원이다.

두 광구를 인수하면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현지에서 직접 원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7만1000배럴에서 SK이노베이션의 일일 전체 원유 생산량도 약 7만 4250배럴로 늘어난다. 1983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이 1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의 유전개발 전문회사 코노코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에서 탐사정 6개를 시추한지 30년 만이다.

SK이노베이션은 1997년 6월 미국 현지법인인 SK E&P를 설립하며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24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만티사와 총 5개 생산광구에 대한 지분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하루 평균 3200배럴의 원유 및 가스를 생산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372억에서 단숨에 596억원으로 50% 이상 뛰어올랐다.

최 회장은 2004년 R&I(Resource&International) 부문을 신설, 석유개발 사업을 재편하고 전문성을 강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현지에서 독자적인 광구개발까지 이어갔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2005년 3월 SK E&P가 루이지애나주 남부 육상광구 이베리아 노스 탐사광구 지분 70%를 인수해 운영권을 확보했다. 운영권 확보는 지난 89~93년 미얀마 유전개발 사업 이후 10년 만이다. 2005년 10월 첫 시추에 들어갔지만 매장량이 적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미얀마에 이어 루이지애나 탐사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SK E&P는 본업인 자원개발보다 윤활기유 판매 등 부업이 더 커졌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은 2006년 “도전과 성장을 통한 진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설사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묻기보다 그 성과를 인정해 줘야한다”면서 자원개발을 독려했다. 최 회장은 2010년 휴스턴에 자원개발기술센터(EPTC)를 세워 지질학자 등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고, 지난해 E&P CIC 출범과 함께 이 센터를 E&P 미주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김정기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SK이노베이션은 자원개발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제시한 최태원 회장의 경영전략에 따라 ‘자원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해왔다”며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석유개발사업 경쟁력을 높인 뒤, 장기적으로 셰일가스 등 비전통자원 개발 역량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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