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치엔 선 그은 朴, 국정에선 “모르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유행어급(?) 일갈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이 모르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 달새 다섯 차례에 걸쳐 반복했다. 이 말을 달고 산다고 할 정도다. 복지ㆍ문화 등 민생과 직결된 사안의 개선을 주문하면서다.

6ㆍ4 지방선거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ㆍ회동 요구에 대해선 ‘침묵 끝 불가(不可)’ 입장을 전하면서 현실 정치와 선을 그은 박 대통령이기에 국정운영과 관련한 이런 발언이 더 부각된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담당자들이 내용을 잘) 모르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기상이변 등 복합 재난에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을 언급한 뒤 재난 유형별로 3000개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지만, 아무리 상세하고 좋은 매뉴얼이라도 담당자들이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다.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할지는 유독 세간의 관심사였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대통령 입장 표명의 ‘데드라인’으로 잡은 날이었기에 박 대통령의 입을 주목했던 것. 그러나 대통령은 북한 무인기ㆍ비위를 저지른 청와대 행정관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도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야당의 요구에 대해선 이날 오후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을 국회로 보내 “회동불가”, “기초공천 폐지 사안은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할 사안 아님” 등의 메시지를 보내는 걸로 갈음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모르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말은 ‘박심(朴心ㆍ박 대통령의 의중)’이 정치가 아닌 국정에 꽂혀 있음을 공직사회와 정치권에 알리는 효과를 낳은 걸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이 이같은 유행어급(?) 문장은 지난 4일 열린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도 등장했다. 그는 문화콘텐츠 육성을 위한 제안을 하겠다면서 “문체부에 문화포털이라는 게 있죠?”라고 말을 꺼낸 뒤 “제가 누차 얘기를 하지만 국민이 모르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문화포털에선 온라인으로 미술품 정보 등을 제공하는데 이게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걸 지적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소통을 중시하는데 무엇보다도 알려야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모르면 없는 것”이란 발언은 지난달 4일께부터 나왔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모녀 자살사건’을 국무회의에서 언급하면서 그는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거나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이 상황을 알았다면 정부의 긴급복지지원 제도를 통해 여러 지원을 받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정말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고 했다.

약 일주일 뒤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3월 10일)에서도 대통령은 복지사각시대 해소를 주문하면서 “보건복지콜센터 129는 여전히 인지도가 매우 낮아서 취약계층이 어려울 때 부담없이 도움을 청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좋은 제도도 국민이 모르면 없는 제도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월 20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도 “국민이 모르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열심히 만들었는데 국민 입장에서 알기 어렵다든지 하는 문제를 완전히 보완해야 실질적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