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귀신ㆍ간첩ㆍ할머니로 본 아시아…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23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규모의 격년제 미디어아트 국제전시인 서울시립미술관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의 주제가 공개됐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은 ‘미디어시티서울’ 2014의 박찬경 예술감독과 함께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의 주제 ‘귀신ㆍ간첩ㆍ할머니’를 발표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이 세 주제어는 식민지를 겪은 아시아, 냉전의 역사, 여성의 억압과 고난을 함축하고 있다.

‘귀신’은 유령의 호출을 통해 굴곡이 심했던 아시아의 근 현대사를 살펴보는 작업이다. ‘간첩’은 아시아가 식민시대와 냉전의 경험이 심각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키워드다. 특히 휴전상태인 한반도에서 ‘간첩’은 간첩사건을 비롯 민주화 운동, 금기, 지역감정, 은행 전산망 해킹, 감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른다. 정보의 흐름과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할머니’는 귀신과 간첩의 시대를 견디며 살아온 증인이다. 위안부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아픈 역사의 한 가운데 여성이 있음을 말한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2014 주제를 발표하고 있는 박찬경 예술감독.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또한 박찬경 예술감독과 조직위원회는 전시 주제와 함께 10개국 참가자 명단을 발표했다.

1차 명단에는 양혜규, 배영환을 비롯한 한국작가들과 타무라 유이치로(일본), 닐바 귀레쉬(터키) 등 아시아 작가 34팀이 포함됐다. 최종 작가 명단은 5월 중 발표된다. 이번 미디어시티서울에서는 신작 12점이 제작될 예정이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참여 작가인 타무라 유이치로는 옛 경성재판소였던 서울시립미술관을 바탕으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유이치로는 “일본인이 이런 작품을 한 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원준 작가는 ‘만수대 마스터 클래스’라는 신작을 통해 북한에서 아프리카의 여러 독재국가에 초대형 동상과 건물을 제작했고, 이들이 갖는 사회정치적 의미를 짚어본다. 일본작가는 한국에 관해, 한국작가는 북한에 관한 작품을 출품하는 등 작가가 속한 지역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다른 지역을 주제로 작업한다. 박 감독은 “진정한 국제전을 고민했다”며 “해외작가를 초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지역관의 관계에 집중했고 그것이 진정한 ‘인터-내셔널(inter-national)’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시티서울 2014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과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동시에 열리며,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영화, 사진, 회화, 조각을 위주로,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영화와 비디오, 설치미술을 위주로 선보인다.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