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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문표 ‘화수분 야구’…2년차 ‘공룡’ 질주
NC, 철저한 원칙주의·무한경쟁으로 두터워진 선수층…LG 3연전 싹쓸이 단독 1위 파란
“상대가 이제 우릴 가볍게 보진 못할 것이다. 올 시즌엔 그렇게 쉽게 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김경문(56)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프로야구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경쟁팀 감독들 대다수가 NC를 다크호스로 꼽을 때 김경문 감독은 예의상 손사래를 치지 않았다. “나도 우리 팀이 다크호스라고 생각한다. 올시즌 목표는 4강 진출이다”고 웃음기 뺀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다. 김경문 감독의 노림수였다. 이제 겨우 1군 리그 2년째를 맞은 신생팀 선수들에게 수장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노림수는 적중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9구단 NC가 시즌 초반 태풍을 일으키며 프로야구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NC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와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5-4로 재역전승했다. LG와의 3연전을 싹쓸이한 NC는 이날 삼성에 패한 SK를 끌어내리고 단독 1위(8승4패ㆍ승률 0.667)에 올라섰다. 팀 타율(0.303)과 팀 자책점(3.65) 모두 1위다.

NC의 힘은 ‘무한경쟁’이다.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거의 없다. 누구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 이종욱과 손시헌이 가세해 타선과 수비에 힘과 노련미를 더했다. 신인급 내야수 박민우가 성장했고 군 제대한 외야수 오정복이 살아나며 한층 두꺼워진 선수층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된 불펜도 강해졌다. 마무리 김진성이 안정감을 보이고 있고 원종현과 홍성용 등 새로운 전력이 힘을 냈다. 무엇보다 막내 NC의 매서운 상승세에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이 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2004년 두산 감독에 올라 지도력을 입증했다. 재임 기간 7시즌 중 6시즌 동안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세 차례 일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9전 전승 금메달이라는 전무후무한 신화를 창조했다. 두산 시절 김현수, 이종욱 등 무명 선수를 일약 스타로 일궈내며 ‘화수분 야구’의 기틀을 마련했다.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부드러운 감독이지만 속은 더없이 차갑다. 철저한 원칙에 따른다. 이름값은 필요없다. 그 결과 NC는 1군리그 데뷔 첫해인 지난해 9개 구단 가운데 7위를 차지했고, 당초 목표로 했던 승률 4할도 가뿐히 넘어섰다. “올해는 NC가 프로야구에 바람 한 번 일으켰으면 한다”는 김경문 감독. 새롭게 뜬 ‘달’이 몰고올 바람이 올시즌 내내 ‘태풍’으로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지 기대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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