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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증권가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칼바람
증권가는 지금 ‘잔인한 4월’을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구조조정 삭풍이 잦아들기는커녕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소형사에서 시작한 구조조정 바람은 이제 대형사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업계 선두인 삼성증권조차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임원 20%를 줄이기로 했다. 불요불급한 경비도 대폭 줄여 임원도 이코노미석으로 출장을 가야 한다. 여기에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둔 우리투자증권, 매각 대상인 현대증권, 대만 유안타증권으로의 피인수가 예정된 동양증권이 가세하면 희망퇴직 증권맨은 1000명을 훌쩍 넘게 된다.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이유는 명백하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62곳 중 45%인 28곳이 적자를 냈다. 증권사 전체 실적도 1098억원 당기순손실이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증권사들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2년 이후 11년 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억대 연봉’을 자랑했던 증권사 임원들이 가장 먼저 여의도를 떠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62개 증권사 임원은 총 968명으로 2012년 말(1071명)보다 9.61%(103명) 줄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최근의 증권업 위기는 자초한 면도 작지 않다. 거래수수료나 챙기는 천수답 경영, 신사업 개척을 기피해온 우물안 개구리식 경영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결과다. 주식 위탁매매에만 의존하다 보니 거래가 줄면 덩달아 실적이 저조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증권업계가 활로를 찾으려면 구조조정과 함께 수익모델 다변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대형 증권사들은 국내외 M&A, 자기자본을 활용한 재무적 투자(PI)와 투자은행(IB)업무등 사업 고도화에 나서야 한다. NH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NH우투증권이 이같은 변화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중소형사들은 특화 및 자산운용사로의 변신으로 살길을 열어야 한다.

정부는 60여개 업체가 특색없이 난립하는 증권업계가 이 참에 새 지형도를 그릴 수 있도록 M&A 활성화, 신규사업 허용, 금융상품 개발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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