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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리본 휘날리며…PGA 첫 · 승 · 열, 마침내 사고쳤다
노승열, 취리히 클래식서 생애 첫 승
한국인 역대 네번째…상금 12억 대박
“슬픔 잠긴 국민들에 작은 위안됐으면”

LPGA 리디아 고 프로전향후 첫우승
통산 3승째…세계랭킹 2위로 ‘껑충’


나이키 모자에 붉은색 셔츠.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갤러리들의 환호를 받으며 단독 선두로 마지막홀 그린에 오른 선수는 그러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아니었다. 우즈를 롤모델로 하고, 우즈ㆍ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ㆍ미셸 위(미국) 등 월드스타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일찌감치 미국 무대서 주목받은 ‘코리언 영건’이었다.

노승열(23ㆍ나이키골프)이 생애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노승열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 TPC(파72·7399야드)에서 열린 취리히 클래식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노승열은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하며 앤드루 스보보다, 로버트 스트렙(이상 미국)을 2타 차로 제치고 감격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22만4000달러(약 12억7000만원). 취리히 클래식은 2002년 최경주(44·SK텔레콤) 우승에 이어 노승열까지 챔피언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선수와 인연을 이어나가게 됐다.

이로써 노승열은 최경주, 양용은(42·KB금융), 배상문(28·캘러웨이)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PGA 투어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5월 29일 만23세 생일을 앞둔 노승열은 한국 챔피언 중에서는 가장 어린 나이에 우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노승열은 이번 우승으로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받아 853점으로 단숨에 16위로 올라섰다. 또 5월 8일 개막하는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8월 7일 열리는 PGA 챔피언십, 2015년 마스터스 출전권 확보는 물론 2015-2016년 시즌까지 PGA 투어 시드를 보장받아 한층 안정된 상황에서 투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노승열은 나흘 내내 모자에 달린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와 현지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바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고 실종자들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노승열은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생애 첫 우승 세리머니도 요란하지 않게 주먹을 불끈 쥐는 걸로 대신했다.

양용은과 위창수(42·테일러메이드) 등 대선배들의 맥주 세례를 받은 노승열은 인터뷰 첫 소감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슬픔에 잠겨 있다. 실의에 빠진 국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약속을 지키게 돼 너무 기쁘다. 내 우승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AP통신도 “올시즌 최연소 챔피언 노승열은 이날 세차게 몰아친 바람에도, 긴장감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며 “3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한국의 여객선 침몰 사고를 애도하기 위해 나흘 내내 노란색과 검은색 리본을 모자에 달고 경기했다”고 전했다.

2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노승열은 지난해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서 챔피언 배상문과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던 키건 브래들리(미국)와 동반플레이했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초반에 스스로 무너지면서 노승열은 큰 부담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투어 3년차 답지 않은 무결점 플레이가 돋보였다. 4라운드 평균 304.4야드(4위)의 호쾌한 장타, 그린적중률 77.78%(공동 4위)를 보인 정교한 아이언샷, 그린 적중시 평균 퍼팅수(Putts per GiR) 1.625개(7위)의 안정된 퍼팅 등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었다.

한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윙잉스커츠 클래식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리디아 고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장(파72·6507야드)에서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첫 신설된 이 대회 ‘초대 여왕’에 오른 리디아 고는 이로써 지난해 말 프로 전향 후 첫 승, LPGA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영향력있는 100인’에 한국계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리디아 고는 이날 우승으로 세계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세계 1위 박인비는 6언더파 282타로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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