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아이들을 찬 바다 속에 계속 둘 것인가
세월호 사고가 난 지 벌써 2주일이 지났다. 부실한 초동 대응에 갈팡질팡 대책본부, 승객들을 버린 선장과 선원들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재난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간절히 바라는 기적의 생존자는 나오지 않고 이제 실종자 구조와 수습도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완벽한 구조장치라던 다이빙 벨은 거센 조류에 무용지물이고, 며칠 째 대기 중인 대형 크레인들도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날씨마저 구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심정으로 쉴 새 없이 물 속을 드나들던 잠수부들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지경까지 왔다.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매일 기적을 기원하는 가족들도,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파 현장에서 함께 고생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탈진 상태다. 이럴 때 느닷없이 생존자 구조 소식이 전해진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바다 밑 뻘 쪽으로 곤두박질친 선미 부분은 사실상 구조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첨단 장비들도 급한 물살 앞에서는 되레 잠수부들을 위협하는 ‘위험물’일 뿐이다. 결국 잠수부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들어가 10분도 채 안되는 짧은 수색을 반복하는 게 지금으로선 유일한 구조방법인 셈이다. 그런데 이미 7명의 잠수부들이 더 이상 물에 들어가기 힘든 지경이라고 한다. 이제 조심스럽게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언제까지 저 깊고 차가운 바다 속에 아이들을, 가족들을 저대로 놔 둬야 할 것인가. 구조는 구조대로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 무슨 수를 쓰든, 혹 남아있을 지 모를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찾아야 한다. 그런 노력과 함께 이제는 선체 인양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당연히 가족들의 동의가 최우선이다. 지금은 인양 과정에서의 유실과 훼손 가능성 때문에 반대하는 가족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실종자들을 저 차가운 바다 속에 마냥 두는 것도 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세월호는 두 동강 난 천안함보다 열배나 무거워진 상태라고 한다. 몇 배는 인양이 더 어렵다는 얘기다. 몇 개월 후면 태풍이 몰려온다. 그 전에 인양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는 최선의 구조 노력과 병행해, 국내외 해양구난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해 유실과 훼손이 없는 가장 안전한 인양 계획을 탄탄하게 짜 두어야 한다. 그 때 가서 또 허둥대다 가족들에게 더한 아픔을 준다면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