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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월과 경세제민(經世濟民)
오월은 사랑과 감사의 달이다. 1일은 근로자의 날, 5일은 어린이 날, 6일은 부처님 오신 날, 8일은 어버이 날, 11일은 입양의 날, 15일은 스승의 날, 19일은 성인의 날, 21은 부부의 날.

하나 더, 7일은 여성가족부 지정 ‘가족사랑의 날’이다. 바빠도 매주 수요일만큼은 일찍 귀가해 가족의 정을 느끼고 사랑을 실천하자는 취지다.

따라서 오월은 가족 사랑으로 충만해야 마땅한 때다. 가족은 영어로 패밀리(FAMILY)다. 그런데 패밀리라는 단어가 ‘아빠 엄마 사랑해요(Father And Mother I Love You)’라는 문구의 이니셜이라는 돋보이는 기발함이 때가 때인지라 가슴 미어지도록 먹먹하게 다가 온다. 

세월호 참사 3주가 지났지만 돌아오지 않는 이들의 수를 차마 셀 수 없다. 이제는 희생자 유가족이 실종자 가족의 눈물을 닦아 주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온 나라가 하나 돼 고통과 슬픔을 나누지만 행사도 모임도 취소하고 지갑도 닫았다. 죄스럽고 미안하고 겁도 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니 결국 소비가 탈이 났다. 현오석 부총리가 고민 끝에 6일 이를 공식화하고 적극 대응할 뜻을 내비췄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지금, 경제수장으로서 ‘소비타령’이나 한다는 비난을 충분히 감수한 터다. 실제로 올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0.6%의 절반 수준이다. 여행업계와 유흥업소는 최악의 상황이고 외식업체나 백화점 등의 매출도 30~50% 줄었다.

소비위축은 서민경제, 특히 생계형엔 직격탄이다. 더구나 가계 빚 증가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사고 수습과 재정지원을 최우선으로 하되, 이럴 때 일수록 냉철하게 ‘경제’가 곧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줄임말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황해창 선임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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