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민은 지난 8일 NC전에 출격했다. 6이닝 동안 8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80개의 공을 던졌지만 볼넷은 없었다. 특히 7일 NC와의 경기에서 대패한 이후 NC선수들의 타격감이 고조돼 있던 상황에서의 결과다.
하영민에 이어 조상우가 뒷문을 책임지지 못해 승리는 날아갔지만 하영민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지난 4월 3경기에 나와 13이닝 7볼넷 6삼진 평균자책점이 5.54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5월 첫 경기에서 5선발 도장을 찍었다. ‘원투펀치’의 한 축인 나이트가 이탈했고 문성현이 평균자책점이 8.90까지 치솟아 불안한 상태에서 5선발 이상의 자리를 맡아줄 수도 있다. 2군에 내려간 나이트가 제 기량을 찾아준다면 넥센은 후반 선두 유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이 진정 강팀 이미지로 변해가고 있는 이유는 하영민같은 선수가 매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성현(23), 강윤구(24)의 선발진이 젊고, 한현희(21), 조상우(20)의 불펜진은 10년 이상 넥센의 허리를 안전하게 할 전력이다. 여기에 타자들의 타격감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무섭다. 넥센의 1위 유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NC는 이재학과 외국인 용병 3명으로 이어지는 4선발이 타팀에 비해 탄탄하다. 이닝이터 이재학을 필두로 4명이 170이닝 이상을 해결해주고 있다. 타팀 1~4선발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이닝을 끌어주고 있다. 네 명의 퀼리티 스타트 합도 22번으로 외국인 용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기에 KBO ‘5선발 에이스’ 이민호가 김경문 감독을 웃게 하고 있다. 이민호는 지난 4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5 2/3이닝 볼넷 4개 삼진 2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피안타는 3개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평균자책점이 5.16이지만 선발경기로 나온 경기 평균자책점은 3.07으로 5선발이 무색할 정도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 불펜진에 없어서는 안될 자원으로 차세대 NC의 선발로 낙점은 받았지만, 이 정도의 활약은 예상 밖이다. 올해도 선발보다는 마무리 후보였지만 NC는 이민호의 성장을 위해 선발로 내보내고 있다. 또 이태양, 노성호가 부진하고 2군 에이스 이성민이 맹장 수술로 이민호가 기회를 얻게 됐다. 현재 NC의 불펜진이 안정한 것도 이민호가 5선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로써 NC는 내년부터 외국인 선발 한자리가 비어 이민호의 5선발로서의 안정감은 토종 4선발 자리를 낙점하게 될 수 있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민호의 활약으로 NC가 올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현재 프로야구 5선발이라는 자리는 허울뿐인 고정관념일 수 있다. 전통적인 투수왕국 삼성과 외국인 선발 용병 3명을 보유한 NC정도가 5선발이라는 제도를 운영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일시적일 수 있는 타고투저 현상은 후반에 갈수록 힘이 떨어질 것이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선발진이 탄탄한 팀이 상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5선발이 안전한 팀이 가을야구를 할 확률도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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