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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 조진래> 세월호 유병언 · 버진 브랜슨 회장의 차이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기행과 무례를 일삼는 괴짜 경영인이다. 버진콜라를 알린다며 탱크로 코카콜라 간판을 쏴 부수고, 버진모바일을 홍보한다며 휴대폰으로 주요 부위만 가린 채 타임스퀘어에서 나체 쇼를 벌인 게 그다. 이런 해괴한 행동과 치기 때문에 그를 폄훼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의 진면목을 알면 생각이 달라진다.

2007년 2월23일. 브랜슨 회장은 스위스 스키여행 중 영국에서 버진철도가 탈선해 계곡 아래로 추락한 것 같다는 급보를 접한다. 폭설로 교통은 마비되고 제네바공항도 폐쇄된 상황. 할 수 없이 그는 눈바람을 뚫고 5시간 이상 차를 몰아 취리히에서 새벽 첫 비행기를 타야 했다. 사상자 100여명이라는 뉴스속보가 들려왔다. 현장에 도착해서야 기관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운전대를 놓지 않아 최악의 참사를 피했다는 보고를 듣게 된다. 그는 당장 뒤로 물러섰다. 현장에서 경찰과 응급구조대를 돕는 최선의 길은 그들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브랜슨 회장은 사고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CEO였으며, 재난대처 매뉴얼을 아는 리더였다.

2013년 7월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방파제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무원들은 아비규환 속에서도 끝까지 승객의 우선 대피를 도왔고 그 과정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이도 있었다. 며칠 후 6명의 승무원이 치료를 위해 먼저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왔다. 고개를 떨구며 들어오는 이들을 맞은 건 박삼구 그룹 회장이었다. 승무원들은 죄송하다며 연신 눈믈을 쏟았지만 박 회장은 “아니다. 너희가 사람들을 살렸다”며 한 명 한 명 끌어안아 주었다. 사람들은 이를 ‘아버지 리더십’이라 불러 주었다.

3주 전 이 컬럼에 ‘기업인 유병언, 장사꾼 유병언’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냥 지켜만 볼 수 없어 유병언 회장 일가에게 기업가 다운 선의(善意)와 책임을 촉구했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유 회장 일가에 대한 글을 쓸 수 밖에 없다. 참으로 안타깝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기업가 정신’이라는 게 있다. 창업 의지, 불굴의 도전정신을 다들 얘기한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은 자신의 기업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는 자세다. 말썽꾼 브랜슨 회장도 큰 사고가 나자 두 말 않고 현장으로 향했다.

박삼구 회장은 자책감에 고개를 못드는 승무원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현장 어디에서도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유 회장 일가에게 청해진해운은 자신들의 회사가 아니며 선원들은 가족이 아니었던 것이다.

유 회장 일가의 잠적으로 지금 세월호 사태는 제2, 제3의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종교탄압 중단’을 외치는 구원파의 집단행동에 종교문제로 까지 왜곡 비화되고 있다. 이들이 경찰과 충돌할 경우 끔찍한 결과가 빚어질 수도 있다. 세월호사태를 마무리지을 사람은 유 회장 일가 밖에 없다. 자신의 기업, 자신이 믿는 교단이라면 최소한 지금 자신들이 뭘 해야 하는 지 정도는 아는 사람들이길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

조진래 논설위원

 

[정정 보도문]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헤럴드경제]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기사 보도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 측에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문을 보내왔습니다.

1.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관련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은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살인집단 연루성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를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가르치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에서 보낸 공식문서와 설교들을 확인한 결과 교리가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유병언 전 회장은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목회활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5.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의 5공화국 유착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관계와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5공화국과 유착관계가 없었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6. 유병언 전 회장의 50억 골프채 로비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사돈을 동원하여 50억 상당의 골프채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고 보도하였으나, 지난 10월 검찰이 해당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고 세모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생하였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세월호’의 이름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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