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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사고와 스촨성의 교훈
평양은 빈부격차가 심한 도시다. 19개 구역 중 절반이 못사는 동네다. 부자와 실력자들은 모란봉구역 중구역 보통강구역 등에 산다.

평양 부자의 기준은 5만 달러다. 이 정도면 상위 1% 수준이란다. 10만 달러면 “돈이 많네”하는 얘기를 듣는다. 모란봉구역 요지의 북새동 40평~50평 아파트가 6만 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그 평양에서 23층 아파트 붕괴사고가 났다. 평천구역 역시 중상류층 거주지다.

사고 원인은 북한의 무리한 속도전 때문인 것 같다. 김정일 집권 때 시작한 평양 10만호 살림집(주택) 건설사업이 지연되자 부실 졸속공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160명 사망설이 돌 정도니 작은 사고는 아닌 게 틀림없는 듯 하다. ‘인민대중제일’을 외치던 북한이었기에 당장 인민보안부장으로 하여금 사과케 했고 만반의 구조 및 복구도 약속했다. 


이런 광경을 보고 문득 중국 스촨성 대지진 때가 생각났다. 스촨성은 2008년 5월12일에 엄청난 지진 피해를 입었다.

유례없는 참사에 구호의 손길이 간절했을 때, 가장 먼저 구호물품과 구호팀을 보내 온 곳은 다름아닌 대만이었다.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이라 하면서도 늘 긴장과 갈등의 앙숙이었다.

직항로도 없었고 해안가 대포는 늘 서로를 겨누고 있었다. 그렇지만 동포의 대재앙 앞에선 다시 하나의 중국이 되었던 것이다.

결국 중국 정부도 마음을 열었다. 4개월 만인 그 해 9월에 중국과 대만의 하늘 길이 열렸다.

대만을 겨누던 중국 대포와 미사일도 현격히 줄고 양국 기업 간 교류도 확대됐다. 남북 해빙의 전기가 필요한 우리 입장에서 스촨성의 교훈을 되새겨 봄이 어떨까.

조진래 논설위원/jj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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