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3판 수정 사설> 도주 중 재산 빼돌리는 파렴치한 유병언
검찰이 21일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을 전격 수색했으나 유병언 회장과 장남 대균 씨의 신병확보에 실패했다. 소환 조사와 영장실질심사를 거부한 이들이 그 곳에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 리 만무하다. 검찰 수사관 70여명에 수천 명의 경찰 인력을 배치하며 법석을 떨었지만 성과는 없었다. 허점 투성이 ‘뒷북 검찰’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예고된 결과였다.
애초부터 검찰은 자신이 없었다. 금수원 진입 전에 이미 “유 씨가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물타기 했다. 5시간이나 기다렸다가 신도들의 허락을 받고서야 들어가는 건 또 뭔가. 이런 게 무슨 수색인가. “검거 만큼이나 불상사 방지도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밝혔지만, 낯부끄러운 변명일 뿐이다. 이제껏 우리 공권력은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 청와대로 몰려갈까 걱정돼 세월호 유가족들의 뒤는 밟으면서, 드러난 유 회장 하나 못잡는 검찰과 경찰이다.
검찰은 유병언 회장을 단순한 ‘피의자’ 신분이 아니라 반드시 검거해야 할 ‘범법자’로 분류해야 한다. 책임이 있다면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큰소리 친 그 며칠 후, 270억원의 재산을 구원파 앞으로 돌려놓은 유 회장이다. 정부의 재산 환수 조치에 대비해 미리 다른 명의로 근저당을 설정해 버린 것이다. 과거 세모 고의부도 때와 똑 같은 행태다. 이제 누구도 ‘유병언과 구원파는 별개’라고 항변할 수 없을 것이다. 구원파든 누구든 성역없는 수사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유 회장 일가의 신병 확보다. 구원파 뒤에 꼭꼭 숨은 유 회장을 비롯해 해외로 도피한 차남 등을 하루빨리 찾아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세월호 수사가 장기화될 우려도 큰 이유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주어선 안되기 때문이다. 검찰이 전국의 내노라 하는 검거 베테랑들을 모았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공권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뒤늦게 라도 22일 유 회장을 공개수배한 것은 잘 한 일이다.
과거 탈옥한 신창원을 잡는 데 2년 반이나 걸렸다. 유 회장 일가를 풀어놓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들은 모든 재산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빼돌릴 것이다. 그리고 또 어디에선가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를 비웃으며 떵떵거리고 살 것이다. 그 사이에 청해진해운은 무너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민 전체가 희생자가 되고 만다. 이런 부도덕한 파렴치범 하나 잡아들이지 못하고, 단죄에 실패한다면 우리는 정말 세월호 희생자들을 볼 면목이 없다. 검찰의 각성과 분발을 거듭 촉구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