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벤처정신 진화 보여준 다음 - 카카오 합병
국내 2위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기업 카카오가 ‘다음카카오’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두 회사의 합병결의로 시가총액 4조원에 육박하는 또 하나의 대형 토종 IT기업이 연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번 합병은 인터넷과 모바일에 특화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윈-윈 모델로 평가된다. 국내 모바일ㆍ인터넷 산업 중흥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당연히 이번 합병은 국내 M&A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의미있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과 다음의 다양한 콘텐츠 개발능력, 비즈니스 수익모델이 제대로 결합된다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적인 새로운 서비스로 포스트 모바일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다음카카오의 굳은 결의를 응원한다.

일단 합치기로는 했으나 두 회사 앞에 놓인 시장 상황이 그리 녹록치는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서비스 아이템을 찾아내는 일이다. 페이스북 아마존 텐센트 네이버와 맞서려면, 차별화된 강력한 ‘킬러 서비스’가 필요하다. 자연히 일부 중복 부문은 통합하고 비핵심 사업은 정리하는 등 세밀한 사업 조정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 사의 무리없는 화학적 결합을 기반으로 융ㆍ복합형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려면 아직 부족한 점이 더 많다. 상당수 글로벌 기업들이 엄청난 자본력과 종합 서비스 경쟁력, 마케팅 파워를 앞세워 전 세계 곳곳을 과점화해 가고 있다. 두 회사의 해외진출이 그동안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한 쪽에 치우친 서비스 콘텐츠와 마케팅 부족이 큰 원인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네이버와 선의의 경쟁으로 내부 경쟁력을 다지는 한편으로 자본확대 및 글로벌 마케팅 강화 등 착실한 준비가 요구된다.

우리가 합병 자체 보다 더 가치있게 봐야 할 것은 다음 이재웅-카카오 김범수 두 창업주의 벤처기업가 정신이다. 이재웅 창업주는 자신의 지분이 희석돼 통합법인 1대 주주 자리를 내놓게 되었음에도, 보다 큰 가치를 위해 합병에 응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안정궤도에 올라선 지금의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리스크가 큰 합병에 뛰어들었다. 이것이 그 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벤처 정신이요, 기업가정신이다. 2000년 전후로 대한민국에 초기 벤처 시대를 열었던 두 사람의 진화된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