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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요양병원 참사, 세월호 교훈 벌써 잊었나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28일 새벽 화재가 발생, 21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부상하는 참담한 사고가 일어났다. 중상자 가운데 일부는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등 상태가 위중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40여일,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로 40여명의 사상자를 낸지 불과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온 나라가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또 터졌다. 이번 사고 역시 뿌리 깊은 안전의식 부재가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높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쳐야 이 지긋지긋한 안전불감증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장성 요양병원 참사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그동안의 숱한 사건 사고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불이 난 이 병원 별관에는 34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나이가 많은 중증 치매 또는 중풍 환자들이다. 유사시 혼자 힘으로 신속하게 대피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환자들이다. 불이 나면 꼼짝없이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평소 비상 상황에 대비해 충분한 안전조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로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전 관리와 점검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그런데도 병원측의 안전 의식은 여전히 ‘제로’나 다름없었다. 거동 불편 환자가 서른명이 넘는데도 심야에 이들을 관리할 인력은 당직 간호사 1명과 조무사 2명 뿐이었다. 게다가 추락방지 ‘안전장치’라며 창문에는 방범틀을 설치했다. 비상탈출구조차 원천 봉쇄된 셈이다. 화재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우려는 불행히도 현실로 나타났다. 불은 소방당국의 신속한 출동으로 6분만에 조기 진화됐다. 하지만 상당 수의 환자들은 대피할 능력이 없어 병실에 누운 채 유독가스를 고스란히 들여 마셔야 했다. 일부 환자는 손발이 아예 묶인 채 발견됐다고 한다. 화재 규모에 비해 피해가 큰 이유다.
철저한 안전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제 안전이 경쟁력인 시대다. 국가 경쟁력도, 기업 경쟁력도 안전에서 출발한다. 기업들은 안전에 더 투자하고 소비자 역시 안전관리 여부가 구매의 첫 조건이 돼야 한다. 특히 대형쇼핑몰, 공연장, 대중교통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물은 안전시스템이 미비하면 구매대상에서 제외하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 병원 선택도 마찬가지다. 안전에 소홀한 기업과 기업주는 반드시 망한다는 인식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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