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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주택시장과 따로 논 6.4지방선거?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과거엔 선거가 끝나고 나면 늘 부동산 시장과 연관성을 따지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집값이 뜨는 지역에선 집권당의 인기가 앞서고, 그렇지 않은 곳은 야당이 우세하다는 식입니다. 국민들은 자기 재산 형성에 유리한 공약을 내거는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자기 집 가치를 지켜줄 것으로 믿고 개발 공약을 내거는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이 강했죠.

그런데 이번 6.4지방선거에서는 그런 분석을 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부동산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은 압도적인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박 시장이 취임한 2011년10월 이후 서울 주택값은 평균 4%나 떨어졌지만 서울시민은 박 시장을 선택했습니다. 심지어 전통적으로 여당을 지지율이 높던 송파구는 이번에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구)에서 유일하게 박 시장에 대해 더 많은 표를 던졌습니다. 박 시장이 집권하던 시기 송파구 집값은 4.36% 떨어졌는데도 말입니다.

반면 여당의 후보는 용산개발부터 각종 개발공약을 내놓았지만 서울시민은 그다지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도는 지난 4년간 집값이 3.62% 떨어져 서울시보다 하락폭이 작았습니다. 집값만 따지면 이 정도는 기존 도지사 자리를 지키고 있던 여당의 선방으로 봐야 합니다. 이중 수원(0.95%), 안산(2.60%), 화성(0.97%) 등은 오히려 집값이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수원, 성남, 안양, 부천, 안산, 의왕, 화성 등 수도권 남부지역은 물론 고양 등에서 야당에 더 많은 표를 몰아줬습니다. 집값에 상관없이 투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방자치 출범 이후 처음으로 야당출신 시장(권선택 새정치민주연합 당선인)을 당선시킨 대전은 여당이 집권하던 지난 4년간 집값이 평균 19.53%나 올랐습니다. 지역 시민은 안정적인 여당을 다시 뽑을 법했습니다. 전국 평균 상승률(9%)을 훨씬 상회하는 집값 상승률도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었지만 대전 시민은 시장을 다른 당으로 바꿨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시민들은 더 이상 막연한 집값 상승 기대감이나, 장밋빛 개발 공약에 따라 후보를 찍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 것 같습니다. 진짜 현실적인 부동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민들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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