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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애환 물씬…초량 이바구길 아시나요?
부산역~망양로 골목길 투어 인기
부산의 경치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초량 이바구길’이 요즘 뜨는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바구길은 개발을 최소화하는 도시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바구길은 부산시민과 국내 관광객이 찾는 것은 물론이고, 초량에 차이나타운이 있어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이바구길은 부산역에서 망양로까지 세월과 사람이 남긴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골목길 여행을 의미한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로 삶, 사람, 흔적을 담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부산역 지하도 5번 출구로 빠져나와 왼쪽으로 들어가면 차이나타운이 나온다. 과거 청관이 있던차이나타운에서 조금 올라가면 부산 최초의 사립개인종합병원 ‘백제병원’이 보인다. 1922년 한국인이 설립한 서양식 5층 건물이다. 이후 중화민국 영사관, 치안대사무소, 중국요리집 등으로 쓰여 시대적 흐름이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백제병원 앞 큰 네거리를 지나 산동네 골목으로 들어가면 초량초등학교가 나온다. 학교 담장에는 초량초등학교를 졸업한 나훈아, 이경규, 박칼린 이야기가 전시돼 있다. 부산 최초의 창고로 현재는 담장만이 남아있는 남선창고터, 시와 사진, 풍경이 있는 담장갤러리도 볼 수 있다.

여기서 초량교회 사이 골목길로 올라가면 아주 긴 계단이 나온다. 168계단 <사진> 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까마득한 계단길이지만 오르다보면 탁 트인 부산항이 한눈에 보여 부산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과 흔적을 느낄 수 있다.

힘들게 올라왔으니 쉬어가라고 전망대를 만들어놨다. 가곡 ‘기다리는 마음’으로 잘 알려진 ‘김민부 전망대’다. 이 곳에서 도보로 3분만 가면 초량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당산이 있다. 당산에서 계속 올라가면 이바구공작소가 나온다. 8.15해방, 6.25 전쟁 중 피난 와서 정착한 주민들의 생활상, 월남 파병의 역사와 산복도로 이야기를 수집해 담아낸 생활자료관이다. 이바구길 탐방객들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장소라는 의미인 이바구충전소는 가죽공예 체험장을 갖추고 북항대교 등 부산항을 조망할 수 있는 체험객 숙소다.

이바구공작소에서 산복도로 오른쪽으로 7분 정도 내려가면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장기려기념관’이 있다. 다시 돌아와서 산복도로 왼쪽 용두산공원 방향으로 걸어가면 부산 해양경관 조망공간, ‘역사의 디오라마’가 나온다. 조망대 아래 카페 디오에서 차 한 잔 하면서 잠시 쉬었다가, 경남여고 교장을 두차례 지내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유치환의 우체통과 경상도 사투리로 ‘산비탈‘을 의미하는 게스트 하우스 ‘까꼬막‘을 둘러보면 된다.

최석호 레저경영연구소장은 “이바구 산책을 하고 나면 부산이 달리 보일 것이다”면서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둘러 볼 수 있으면서도 풍광이 멋진 이바구 길을 걷다보면 여행객들에게도 좋은 추억과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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