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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주년’ 태평양아시아협회 정동구 회장 “배낭여행보다 더 배울 게 많다는 PAS 아십니까”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요즘 젊은이들이 나약하다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3주간 해외봉사 다녀온 대학생들을 보세요. 그들의 달라진 몸과 마음에서 희망이 보입니다.”

청년해외봉사 활동의 시초가 된 사단법인 태평양아시아협회(PAS·The Pacific Asia Society)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PAS는 해외봉사가 생소하던 지난 1994년 7월, 고 김상철 변호사(전 서울시장)와 정동구 전 한체대 총장 등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태평양아시아를 하나의 우호·친선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는 취지로 설립한 것이다. 광복과 더불어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어온 한국이 고도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루며 이젠 ‘받는’ 나라가 아닌 ‘주는’ 나라로 변모를 꾀한 상징적인 첫걸음이었다.

8개국 15개 지역에 대학생 220여명을 해외봉사단으로 파견하면서 첫발을 내딘 PAS가 20년간 네팔, 라오스,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등 12개국에 8000여명의 봉사단원을 배출하면서 가장 역사가 깊은 청년해외봉사활동 단체로 자리잡았다. 각국의 지도층과 차세대 지도자간의 인적유대를 구축하는 민간외교의 첨병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해 온 것이다.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씩 전국 대학에서 추천을 받은 학생들은 훈련과 교육을 거쳐 3주간 각 국가별로 파견돼 교육봉사(한국어· 영어· 음악· 미술· 체육, 과학, 위생, 컴퓨터, IT 교육) 문화교류(전통 음식페스티벌, 태권도 시범, 부채춤, 탈춤, 사물놀이, K팝 공연, 천연염색 등), 노력봉사(나무심기, 청소, 환경미화, 양로원·고아원 등 시설방문, 벽화 그리기, 도로보수, 집짓기, 교실개축 등)로 현지인들에 한국을 알려왔다. 반대로 파견 학생들은 현지 주민· 대학생들과 생활하면서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이해하며 다문화 사회를 아우르는 글로벌 인재와 리더로 성장하는 데 큰 자양분을 안고 돌아온다. 3주간의 체제비용은 추천 대학과 학생, PAS가 각각 3분의 1씩 부담한다.

1994년 창립 멤버로 합류해 2007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정동구(75) PAS 회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대학생들이 이념교육에 함몰돼 있던 1994년 한국의 역사가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역사라는 걸 스스로 깨우치고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에서 설립한 PAS가 벌써 20주년이 됐다”며 “해외봉사를 다녀온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후배들에게 ‘배낭여행보다 훨씬 많은 걸 배우고 온다’고 전하면서 점점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고 참여한다. 20년 동안 많은 후원과 지원을 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 회장은 스포츠팬들에게 낯익은 얼굴이다. 바로 한국의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레슬링)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대표팀 감독으로 첫 금메달을 일궜고 한체대 총장, 체육인재육성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체육인 출신 답게 정동구 회장은 해외봉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건강한 신체를 강조한다. 정 회장은 “훈련의 첫번째 과제는 운동이다. 아침 6시 기상해 1시간 동안 운동하고 틈날 때마다 달리기를 하도록 권한다. 건강한 몸이 뒷받침돼야 해외봉사도 하고 배울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학생들 스스로 프로그램 계획과 실행, 평가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이 나약하다고 하지만 3주간 봉사활동을 다녀와 귀국보고회를 하는 학생들은 전혀 딴사람이 돼 있다. 그들의 눈빛에서 희망을 본다”고 했다.

정동구 회장은 “이제까지 극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파견했는데 앞으로는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확대할 예정이다”며 “교육부·외교부·KOIKA와 전국의 대학교 뿐 아니라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준다면 우리 젊은 대학생들에게 더 넓은 안목과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져 지역전문가,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평양아시아협회는 24일 오후 5시30분 세종호텔 3층 세종홀에서 PAS 회장을 역임한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주년 기념식과 20년사 편찬 행사를 개최한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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