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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첫사랑 조자룡’
한ㆍ중 합작영화 ‘삼국지:용의 부활’은 유비, 관우, 장비가 아닌 조자룡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조자룡이 그 유명한 장판교 전투에서 필마단기(匹馬單騎)로 1만명의 군사를 헤집고 유비의 아들 유선을 구해내는 장면은 영화 속에서도 압권이다. 조자룡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호걸들 중에서 의리의 표상이다. 만화가 이현세는 ‘만화 삼국지’를 내면서 “한번도 배신한 적이 없는 남자 조자룡과, 한번도 배신 안 한 적이 없는 남자 여포의 대결”이 감상 포인트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나의 첫사랑은 조자룡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가 등장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며 수줍게 초등학교 시절을 회고했다. 지난주말 방한한 시진핑 주석은 여기서 착안해 박 대통령에게 조자룡 그림족자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대표 선거에 나선 ‘친박좌장’ 서청원 의원이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것은 정치적 의리가 아니다”며 우회적으로 당권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을 겨냥하고 있는 것도 조자룡 마케팅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얼마전 ‘삼국지 인물전’을 펴낸 김재욱은 “조국 교수는 조자룡이다. 조자룡은 전투력도 강하고 머리가 좋다. 아직 자신을 써줄 유비만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아서 연구실에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가끔씩 트위터를 하지만, 물을 만나면 생각보다 강한 힘을 발휘할 사람”이라며 흥미있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조자룡의 의리가 빛나는 것은 유비에게 평생 충성하면서도 대의를 위해서는 간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 주변에는 지략이 뛰어나 2대째 주군을 모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은 의리파가 꽤 있다. 그러나 진정 주군을 위하는 길은 백성과의 의리를 지키는 것임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 

문호진 논설위원/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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