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국민 눈높이는 안중에도 없는 재보선 공천
요즘 여야의 7ㆍ30 재보선 진행상황을 보면 정치권이 얼마나 국민들을 졸(卒)로 보는 지 알 수 있다. 6월 총선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실망감을 확인했건만 온갖 구태가 점입가경이다. 공정한 후보 심사는 간 데 없고 당리당략과 제 사람 심기가 횡행하다. 주민 대표 뽑자는 선거에 주민 의사는 안중에도 없다. 후보들은 쉬운 전략공천에 목을 매느라 개혁공천은 이미 오래 전에 물 건너갔다. 이러다간 정치생명 연장에 목숨을 건 구태 인사들의 대규모 컴백 무대가 될 판이다.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라는 것까지 만들었지만 여전히 인물난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람은 많은데 적임자가 없다. ‘혁신’은 표를 구걸하려는 선거 전략으로 치부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고사한 서울 동작을은 잇달아 낙마한 국무총리 만큼 후보자 내기가 힘들다. 서산ㆍ태안에서는 한상률이라는 의혹 투성이 인사를 후보군에 포함시켜 공천심사위원이 항의 사퇴까지 하는 심각한 내홍을 야기했다. 얼마나 쓸 사람이 없으면 방금 청와대로 차출된 수석에 전 국무총리도 모자라 대권후보 부인 이름까지 나돌았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새천년민주당 역시 우왕좌왕하긴 마찬가지다. 동작을의 ‘기동민 전략공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최강 공천’을 공언했건만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들이 벌써 줄을 섰다. 지명공천 받으려다 경선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자 출마포기 어깃장을 놓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전략공천을 강행하면 집단탈당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이들도 있다. 잠재 대선후보인 손학규 고문 차출설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출마설까지 뒤죽박죽이다. 야권 연대를 기웃거리는 진보계 정당들도 과거 명성을 날리던 스타급 후보들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오히려 야권 분열로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원칙없는 공천과 무분별한 후보 추천에 여야를 막론하고 재보선 진통이 극심하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여기저기 무리수가 쏟아져 결국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만 커지고 있다. 지역 주민의 뜻을 대변할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는데 지금 으로 봐선 당과 운명을 같이 할 정치꾼을 뽑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지역공약은 눈씻고도 찾기 힘들고 누가 누구인지, 지역을 위해 뭘 하겠다는 건지 도통 모를 일이다. 공천이 마무리돼도 선거일까지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주민들은 또다시 깜깜이 선거에 내몰릴 판이다. 역대 최저 투표율이 걱정되는 이유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