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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히딩크’ 최영석 태권도감독 선수폭행 파문
[헤럴드POP=박성진 무술 전문기자]태국 태권도의 영웅으로 현지에서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최영석(40) 감독이 선수 폭행 혐의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7월 11일부터 경북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4경주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태국의 태권도 선수가 경기 후 태국팀을 이끌고 있는 최영석 감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부모에게 말한 사실에 태국 현지 언론에 보도가 되며 논란이 일고 있는 것.

해당 선수는 이 대회 여자 -62kg급에 출전한 룬그라위 쿠라사(Rungrawee Kurasa)다. 룬그라위는 대회 첫 날인 11일 열린 한국 선수와의 대결을 앞두고 선수 대기실에 경기 시작 직전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최영석 감독은 급히 코치를 통해 선수를 찾았고, 겨우 실격을 면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급하게 경기를 하다보니, 크기에 맞는 글러브를 찾지 못하는 등, 경기 준비에 차질을 빚었고, 선수 역시 당황한 상태에서 결국 패하고 말았다.


룬그라위는 최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렸던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중국에서 열렸던 대학선수권대회에서 모두 동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최 감독이 올 가을 한국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다.

그런데, 경기 후 팀 미팅에서 룬그라위 쿠라사는 최영석 감독으로부터 훈계를 듣는 과정에서 얼굴과 배를 맞았다며, 이 사실을 태국의 가족들에게 전했고, 태국의 가족들은 이에 대해 태국태권도협회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대표팀을 그만두고 최 감독을 상대로 소송까지 준비하겠다는 것.

태국태권도협회는 피몰 스리비콘 회장이 직접 나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협회에 명령했으며, 14일 오후 2시(현지 시간)에 기자 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최영석 감독은 “대회 경기를 앞두고 선수가 실격을 당할 뻔 하다가 결국 패하게 되어 훈계를 하는 과정에서 일이 생기게 됐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는 상태였고, 국제 대회장에서 오해를 받고 있는 것처럼 선수를 폭행한 것은 아니다. 다만, 훈계를 하는 과정에서 선수를 툭툭 쳤는데, 그것이 문제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영석 감독은 2002년에 태국 대표팀 코치로 건너간 이후, 2004년부터 감독으로서 태국 태권도를 이끌어 왔다. 최 감독은 2004아테네, 2008베이징, 2012런던에서 각각 동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태국에 안겨, 최고의 태권도 지도자로서 인정을 받아왔다.

2004년 태국에 올림픽 메달을 안긴 공로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국왕 훈장을 받았으며, 외무부장관상(2005년), 총리상(2006년) 등을 받으며, 정부로부터 인정받는 외국인 태권도 지도자로서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태국 태권도의 우상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최 감독은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강력한 스파르타식 지도를 지향해왔고, 그러한 방식이 태국의 태권도 수준을 급속도로 끌어올렸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최 감독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수에게는 역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룬그라위 쿠라사는 최 감독으로부터 3개월 전에 발탁되어 아직 최 감독의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야오와파 부라폴차이와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부트리 푸에드퐁은 최영석 감독의 훈계는 충분히 받아들일 만한 것이었다고 태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이번 대회의 부실한 운영이 다시 한번 지적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이번 태국 선수처럼 자신의 경기 차례를 제대로 알지 못해 실격패를 당한 경우가 수 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선수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대회 첫 날부터 제대로 된 선수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인 계체일이 예고없이 미뤄지거나 당겨지고, 엉터리 시드 배정을 통해 대진표가 짜여지는 등 국제대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16일까지 이어진다. 

kaka6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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