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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석 269명→산회 22명…‘용두사미 국회’, ‘출첵 국회’ 언제까지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19대 국회에서 열렸던 본회의의 절반은 300명에 육박하는 의원 중 3분의 2 이상이 자리를비운 상태에서 회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 10번 중 2번 꼴로는 본회의가 열리자마자 출석한 의원 100명 이상이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처음에만 북적대다 갈수록 텅빈 국회가 되어 가는 고질적 병폐는 여야가 세월호 참사로 앞다퉈 ‘일하는 국회’를 강조한 뒤에도 계속돼 66주년 제헌절을 맞은 시점 더욱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17일 국회회의록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들어 2012년 7월 2일 첫 본회의인 308회 1차를 시작으로 지난 달 24일 326회 4차 회의까지 본회의는 차수 기준으로 총 97번 열렸다.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48번의 경우 안건에 대한 의사가 끝나고 산회되는 시점에 남아있는 의원수는 100명도 되지 않았다. 산회는 당일 본회의 회의를 마치는 것으로, 의사일정에 올린 안건 의사가 모두 끝났을 때 의장이 선포한다. 50번 가까이 진행된 본회의 중 200여 명의 의원들이 안건 처리가 모두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뜬 셈이다. 50명 이하 의원만 본회의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적도 18번으로 20%에 육박했다. 의원이 가장 적게 남았을 때는 311회 9차로 출석할 때 인원이 269명이었는데 끝날 때는 고작 22명에 불과했다.

더 심하게는 본회의 출석만 하고 막상 개의됐을 때 100명 이상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얌체 출석’도 적지 않았다. 전체 97번 중 22번으로 10번 중 2번 꼴로 100명이 넘는 의원들이 개의 시 회의장에서 나갔다. 개의 때 재직 의원 수가 가장 적었을 때가 326회 3차(6월 20일)로 출석 당시 재직 의원 수는 229명이었는데 개의 시점 109명으로 확 줄어들었다. 


이날 안건은 교육ㆍ문화ㆍ사회에 대한 대정부질문으로 마침 세월호 참사 66일째 되는 날이었다. 대형 비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각종 원인을 두고 국무총리, 교육부장관 등을 상대로 질의가 이어졌지만 당시 본회의는 의원 109명으로 시작해 50명으로 끝났다. 세월호 참사 후 여야가 각성 차원에서 상시국회를 천명한 뒤에도 ‘무늬만 출석’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불량 출석은 후반기 국회에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의원들이 임기 절반을 남겨 두고 20대 국회의원선거 준비를 위해 국회보다 지역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부터는 최소 1주일에 두세 번은 지역에 안 갈 수가 없어 회의장에 눌러 앉아 있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이 결석하면 세비가 깎여 출석만 칼같이 챙긴다는 비판도 따른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의원 세비 중 회의출석 명목으로 특별활동비가 주어지는데 하루 결석하면 특별활동비에서 3만1360원이 감액된다. 이는 입법활동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회는 의원들이 회의에 얼마나 성실하게 참석하는지 정도를 통계화하는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비정부기구(NGO)를 정해서 의원들의 재석시간 등을 체크할 수 있도록 국회사무처에 지시한 상태다. 국회 한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 불러 놓고 텅빈 국회를 연출하거나 정족수를 못 채워 파행됐던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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