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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조용병> 금융규제개혁, 이제는 실행할 때다
자산운용업의 본질은 고객이 맡긴 자금을 잘 운용해 불려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회 안전망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100세 시대 노후생활자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사들이 업의 본질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저금리 기조 하에서 자산운용산업의 육성은 곧 국민의 은퇴자금 마련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금융현장의 의견수렴을 거쳐 발표된 711개 개선방안을 도출한 금융규제개혁방안은 자산운용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주요 개선 사안별로 기대효과도 적지 않다.

우선,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폐지 및 계열 자산운용회사간 미들오피스의 통합 운영을 허용하는 조치가 눈에 띈다. 이는 ‘Core-Satellite(핵심 위성)’ 사업모델에 기반해 비용의 효율화와 운용의 전문화를 통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특히 NCR 폐지는 국내 자산운용회사들이 해외에 계열운용사 설립을 통한 투자활성화를 위해 계속 요구한 사항이다.

또 자기운용펀드에 대한 투자제한 완화는 투자자 신뢰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다. 펀드운용역량에 대한 자체 검증없이 신상품을 출시하는데 대해 고객과 판매사의 부정적 시각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자기자본을 활용해 먼저 운용한뒤 검증된 상품만 판매할 경우 신뢰 회복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

아울러 사모펀드산업 육성을 위한 인가요건 완화 및 헤지펀드 모범규준 등 법규에 근거하지 않은 규제 폐지로 경쟁력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된다. 그동안 법규내용이 명확치 않거나 법규에도 없는 규제로 인해 규제의 불투명성을 조장, 창의적 상품 개발을 제한한 측면이 있다.

독립투자자문사 허용, 퇴직연금의 위탁운용 허용,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은 투자자 입장에서 펀드상품의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규제 개혁이다.

독립투자자문사는 상품 제조와 판매를 겸하는 전통채널과 달리 펀드슈퍼마켓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펀드판매를 전담하기 때문에 판매과정에서 투자자와의 이행상충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들게된다. 퇴직연금의 위탁운용 허용은 현재 논의중인 기금형 퇴직연금과 더불어 금융상품 지식이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을 대신해 운용전문가들이 추천하고 관리해 줄 수 있다.

펀드의 신뢰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행동재무학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뇌동매매에 휩쓸려 손실을 보고 단기적으로 환매한 후 다시는 돌아 오지 않기 때문이다. 세제혜택 등을 통해 장기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되고 고객이 종합자산관리계좌내에서 펀드를 리밸런싱한다면 은퇴자금 마련이 더 용이해 질 수 있다. 이는 자산운용산업의 성장 뿐만아니라 궁극적으로 국가재정의 건전화에도 일조할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규제개혁은 업계와 소통하면서 마련됐고 공급측면의 규제개선 뿐만 아니라 수요확대를 위한 정책 과제도 동시에 담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이젠 실행하는 일만 남았다. 규제개혁의 정책목표 달성에 모든 노력을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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