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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김유태> 원-위안화 직거래와 농업 교역환경
농업분야 직거래 영향 진단 미흡
中 농축산물 가격경쟁력 더 커져
적자형 무역수지구조 고착화 우려
공격형 농업으로 대전환 모색해야


최근 한-중 양국 정상이 원ㆍ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내 경제 및 금융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중국의 네 번째 무역상대국이고, 중국은 우리나라의 첫 번째 무역상대국인 점을 감안할 때 양국간 무역결제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ㆍ위안화 직거래가 가져올 기대효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농업부문에 대한 진단과 평가는 매우 미진한 실정이다. 원ㆍ위안화 직거래가 농업부문의 교역환경 변화에 미칠 영향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원ㆍ위안화 직거래는 기존의 무역결제시스템을 개선해 외환거래 관련 거래비용을 대폭 줄이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 그간 무역결제가 달러를 매개환율로 홍콩 등 역외시장을 통해 직접 위안화를 구입하는 다중거래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거래비용이 환전수수료에 전가돼 결제대금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보통 원ㆍ위안화 기준환율과 환전환율간 스프레드가 7% 내외인데, 직거래시장으로 인해 환율 스프레드가 달러화 수준(2% 미만)으로 하락하면 5% 수준의 유통마진을 줄이는 것과 동일한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1000원어치 팔아서 추가로 50원의 이윤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국 농축산물 순수입국인 한국의 농업 현실을 돌아보면 원ㆍ위안화 직거래에 따른 경제적 비용ㆍ편익을 따질만큼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013년 대중국 농축산물 순수출이 -44억 2,000만 달러로 수지 적자폭이 총 농축산물 수출액인 57억 달러에 근접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중국 교역 적자형 수지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원ㆍ위안화 직거래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수출부문보다 수입부문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중국 수입 농축산물의 가격경쟁력이 한 차원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중국 농축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나 양국간 교역규모가 증가할수록 무역수지 적자폭이 오히려 확대되는 불균형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금융 관점에서 평가하면 원ㆍ위안화 직거래로 인해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기업 접근성이 높아져 농식품 분야에서 양국간 금융거래나 기업 진출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외환거래나 무역결제에서 벗어나 기업 활동이나 투자활동이 활발해지는 등 양국간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 중국의 농식품 유통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농업부문은 시장 및 경쟁구조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대형 인터넷 유통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양국간 교역 규모가 확대되면서 국내 농업부문이 중국의 경기변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무역 및 금융수요 예측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원ㆍ위안화 직거래가 활성화될지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국면 전개에 따라 원ㆍ위안화 직거래가 국내 농업부문의 교역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시나리오 대응이 필요한 시기로 판단된다. 수입부문의 교역 증가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농산업, 농기업, 생산 농가로 세분화해 영향 평가를 수행하고 충격흡수를 위한 정책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파고가 점차 거세지고 있어 수비형 농업으로는 더 이상 경쟁우위 원천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수출을 늘려 수입을 잡는 것 이외에는 출구전략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내 농업도 수출을 통한 공수전환을 적극 모색할 시기이다.

김유태 농협경제硏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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