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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계절없는 구제역 · AI, 연중 방역체계 구축해야
여름 더위가 절정을 이루지만 가축 방역이 초 비상이다. 지난 24일 경북 의성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다시 확인된 데 이어 전남 함평의 오리농장에서는 뜬금없이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더욱이 27일에는 경북 고령 돼지 농장에서도 구제역 발생 의심신고가 접수돼 이미 방역망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구제역이나 AI는 그동안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게 일반적 현상이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이번에는 삼복 더위 중에 발생했다. 치명적 가축 질병 방역에는 계절이 따로 없다는 사실이 이번 구제역과 AI로 확인된 셈이다. 기존 방역체계 전반에 대한 치밀한 재검점과 함께 연중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두말 할 것 없이 이번 구제역과 AI는 느슨한 방역 인식에서 비롯됐다. 방역 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의성 구제역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돼지에서 대부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괜찮겠지’ 하는 농장주의 방심이 화를 불러 온 것이다. 방역당국 역시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 농장으로부터 구제역 의심 신고를 받고 차단 방역에 나선 게 증상 발생 1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한다. 그 사이 바이러스가 외부로 얼마나 확산됐는지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함평 AI도 마찬가지다. 1월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AI는 전국적으로 번졌고 봄이 늦어서도 소멸됐다는 소식은 없었다. 오히려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린 6월까지도 간헐적으로 증세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AI는 더 이상 겨울철 전염병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기온에 관계없이 방역과 예방에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 그러나 의성 구제역 발생 돼지농장처럼 함평 오리 농장도 주의를 게을리 했다고 한다. 방역당국이나 농가 모두 가축 질병 방역은 한시도 마음을 놓아선 안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방역에 소홀한 대가는 가혹하다. 2011년 구제역 파동을 수습하는 데 수 조원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구제역 청정지구로 겨우 인정받았으나 불과 두달만에 없었던 일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구제역과 AI의 확산을 막는 것이다. 농장별 빈틈없는 위생관리는 물론 구제역 발생지역 여행을 자제하고 해외 여행자의 농장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AI는 전파 속도가 빠른만큼 바이러스 전파경로를 확실히 파악해 선제적 대응이 필수다. 가축 방역도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된다. 자칫 호미로 막을 일 가래는 커녕 불도저로 막아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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