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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포대교 2년 연속 ‘자살 1위’…이유는?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생명의 다리 캠페인’ 등 자살 방지를 위해 각종 노력이 동원된 마포대교가 ‘2년 연속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마포대교가 오히려 ‘자살 명소’가 되고 있다며 위치특정 등 개선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7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마포대교에서 자살한 사람은 9명이다. 마포대교 다음으로 자살자가 많은 광진교와 한강대교에서 같은 시기 2명의 자살자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4배가량 많은 수치. 특히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12년 9월 ‘생명의 다리’ 캠페인 이후 두드러졌다. 2012년 15건에 불과했던 자살 시도는 2013년 96건으로 6배나 늘어 캠페인 시작 전 과거 5년 간의 총 자살시도자 수와 맞먹는다.

전문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생명의 다리 캠페인 자체가 마포대교를 자살 명소로 만든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교수는 “마포대교에 자살자가 많은 이유를 한가지로 특정하긴 어렵지만, ‘생명의 다리 캠페인’이나 언론 보도 등이 본의 아니게 마포대교를 자살 명소화 하는 것 같다”며 “자살자들은 죽고싶은 마음과 더불어 누군가가 자신을 발견하면 했으면 하는 양가감정 있는데, 마포대교가 유명하기도 하고 유동인구도 많은만큼 이곳을 선택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자살다리라는 오명을 확실히 벗기지 못한다면 차라리 다리에 그물망을 치는 등 물리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편이 ‘자살방지문구’보다는 실효성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구조자들은 자살시도자 발생 시 위치가 특정되지 않은 것도 자살률을 높이는 데 한 몫을 한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당시 멀리서 바라 보거나 다리의 방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탓에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실제로 자살시도자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자살시도자가 남긴 유류품으로 위치를 추정하거나 유류품이 없는 경우엔 난간 위에 지워진 손때로 파악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맹점이 있다.

이에 마포경찰서는 지난 25일 마포대교에 각 위치별로 고유번호를 표시해 자살자가 발생할 경우 관할경찰서가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위치 인식표’를 설치했다. 일선 경찰은 이와 관련 “일선 구조대원들도 인식표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시민들 중 위치 인식표를 활용해 신고한 건수도 없다”며 “설치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홍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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