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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최대 수주’ 가 독배된 현대重
공사 잇단 지연에 손실충당금만 5000억…임원들 급여반납속 고강도 비상경영 돌입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위기에 대비해 지난 6월부터 임원들이 급여 일부를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는 임원 18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경영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 직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며 “와신상담(臥薪嘗膽)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의 ‘어닝쇼크’를 두고 업계에서는 “무리한 수주가 화를 불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선,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최근 3~4년 동안 수주한 ‘세계 최대’ 규모 프로젝트가 줄줄이 문제를 일으켜 공사손실충당금 5000억원이 발생했다.

해양플랜트의 부실이 가장 크다. 세계 최대 원통형 부유식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인 골리앗은 당초 지난 해 7월 인도 예정이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울산 조선소에 머물고 있다. 선주사의 설계 변경 요청에 따른 것으로 추가 비용은 선주가 부담하지만 일단 조선사가 자체 비용으로 추가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조선분야는 2012년 수주한 세계 최대급 반잠수식시추선 2기가 발목을 잡았다. 선주사의 까다로운 품질 요구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설계 변경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플랜트 분야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제다 사우스, 슈퀘이크 화력발전소 프로젝트가 당초 계획보다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하면서 손실이 늘었다. 이 두 프로젝트의 계약 규모는 각각 30~33억 달러다. 

현대중공업은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은 지난 6월부터 직급에 따라 10~30%의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이 급여반납에 나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며 창립 이래 두번째다. 회사 안팎에서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위기 타개를 위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처럼 인력조정도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라며 “실적 발표가 최근 이뤄진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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