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에볼라’ 철저히 대비하되 과민 할 필요는 없어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지구촌 전역이 공포에 떨고 있다. 에볼라는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데다 치사율이 90%에 이르러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린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에서 벌써 1300명 이상이 감염돼 730명 가량이 사망했다고 한다. 지난 1976년 첫 모습을 드러낸 이후 가장 큰 발병 규모다. 확산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WHO가 긴급 위원회를 개최하고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는 등 국제사회가 확산방지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우리도 안전지대가 아닌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물론 질병 당국은 모의훈련까지 해가며 해당지역 여행자에 대한 추적조사와 역학조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발병자가 보이면 즉시 공항 인근 병원의 특수 병실로 격리하는 행동요령도 마련돼 있고 다행히 지금까지는 이상 증세를 보인 사례는 아직 없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일명 사스)과 2009년 신종플루 등 감염사태에서 보았듯 바이러스 질병은 일단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특성이 있다. 한시도 경계를 게을리 해선 안되는 이유다. 특히 현지 및 인근 지역의 교민과 주재원들에 대한 방역 대책도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감염 지역 방문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외교부는 최근 기니 등 에볼라가 창궐한 3개국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아예 해당지역에 들어가지 말고, 또 여행중인 사람은 곧바로 인근 국가로 대피하라는 명령이다. 그런 점에서 라이베리아와 인접한 코트디부아르로 의료봉사를 떠나려던 한 단체가 결국 일정을 취소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하지만 일부 교회가 해당지역 선교활동을 강행할 태세라고 하는데, 비상 상황인 만큼 이번에는 자제하기 바란다.

에볼라가 치명적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민하게 반응할 것까지는 없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지만 공기로 전파되지는 않는다. 소변, 땀, 토사물, 혈액 등을 가까이서 접촉해야 감염된다니 방역대책만 철저히 강구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의학계의 진단이다. 필요 이상의 공포는 사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그렇다면 서울 시내 한 대학에서 주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전면 취소하라는 인터넷과 SNS상의 요구는 과하다. 발병 지역 참석자는 없다지 않는가. 의학적 판단에 근거한 이성적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