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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인들의 행복 사라지게 할 수 없었죠”
군대간 형 이어 자선전시 기획…명덕외고 김은중 학생 선행 눈길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형이 처음 기획했던 노숙인 무료병원 돕기 자선 전시회를 어린 동생이 바통을 이어받아 올해로 4회째 전시회가 열리게 됐다.

주인공은 김건중(23), 김은중(18ㆍ명덕외고 2학년ㆍ사진) 형제. 전시회 제목은 ‘작전명:요셉의원을 도와라 part4’다.

전시회는 노숙인을 무료로 진료하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요셉의원을 돕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이는 2010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김건중 군이 처음 열었다. 형제는 국내 유명 작가들에게 전시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일일이 미술 작품을 기부받아 수익금 전액을 요셉의원에 전달해왔다. 형제가 전시회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 김용재(49) 씨를 따라 요셉의원에서 봉사를 하며 느낀 감정들이었다.

이비인후과 의사인 아버지 김 씨는 요셉의원 설립자인 고 선우경식 원장의 대학 후배(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라는 인연으로 지난 2000년부터 10여년간 요셉의원에서 의료봉사를 해왔다.

당시 아버지를 따라 나섰던 형제는 병원을 찾은 노숙인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노숙인들은 이 빵이라도 하나 더 가져가기를 원했다. 형제는 요셉의원 재정 여건상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전시회를 열어 돕기로 했다.

형 건중 씨의 주도로 3회째 이어지던 자선 전시회는 형이 군 입대를 하는 바람에 지난해 전시회가 열리지 못했다. 안 되겠다 싶었던 동생은 전시회를 열기 위해 작가들을 만나고 다녔다.

2회 전시회부터 형의 조수 역할을 했다는 은중 군은 “하루하루가 고단한 노숙인들을 돕는 전시회라 잠시라도 끊기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 혼자 기획해서 부담감이 크지만 그 부담감은 소중하고 즐거운 부담감인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 김용재 씨는 이 전시회의 공로를 두 아들보다는 작가들에게 돌려야 한다고 극구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자선 전시회라도 작가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시 참여 작가분 모두가 아무런 비용 없이 오히려 액자까지 손수 만들어 흔쾌히 작품을 기부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김민지, 김경민, 김제민, 김준식, 김혜연, 문형태, 박민준, 박진원, 서상익, 유민석, 이경하, 이미경, 정유진 등 총 13명이다.

은중 군은 며칠 전 이 작가들에게 보낸 감사 메일에서 “작가 선생님의 작품은 헐벗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는 작은 행복으로 향하는 빛의 통로일 것이며, 작가 선생님과 저희 형제에게는 ‘또 한 번 뜻깊은 일을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보배일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전시회는 오는 9일 오후 5시에 첫 오픈해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갤러리 겸 카페 ‘126맨숀’에서 열린다. (02)722-1126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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