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3조9,901억원 증가…규제완화 효과 강남·재건축 집중
얼어 붙은 주택시장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정책이 통하고 있는 것일까. 최 장관이 박근혜 2기 경제팀 수장이 된 이후 서울 지역 아파트 시가 총액이 4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최 장관 내정 전인 627조3488억원(6월 첫째 주 기준)이던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두 달만에 3조 9901억원이 증가한 631조3389억원(8월 첫째 주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최 장관이 후보자로 있을 때부터 “현재 부동산 규제는 겨울에 여름옷을 입고 있는 격”이며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등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를 예고했고, 취임 한달도 되지 않아 이를 실행에 옮기면서 주택경기가 살아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규제 완화 효과는 강남권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아파트의 시총을 지역별로 보면 일반ㆍ재건축 여부에 상관없이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권의 상승폭이 컸다. 구별로는 서초의 시가총액이 두 달 새 1조2622억원 뛰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이 9897억원, 송파는 2021억원 증가해 그 뒤를 이었다. ‘강남 3구’의 증가액은 서울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반ㆍ재건축 아파트로 나눠 보면 일반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555조1114억원으로 3조2346억원 증가했고,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76조2275억원으로 7555억원 늘어났다. 재건축 시총은 서초ㆍ강남ㆍ송파ㆍ강동 순으로 강남권 중심으로 증가했다.
일반 아파트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로 두달전보다 2696억원이 늘어난 5조8385억원을 기록했다. 강남구 개포동 시영(1조2338억원)이 1320억원, 같은 동의 주공 4단지(1조8854억원)와 1단지(3조9638억원)가 각각 836억원, 758억원 증가해 그 뒤를 이었다. 재건축 아파트 중에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의 시총이 5조3421억원으로 1037억원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서울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단지는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로 5조9223억원으로 집계됐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