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세대 NPO’ 아름다운재단 박준서 사무총장
‘기아체험 24시’등 모금 대중화 선도…나눔 통해 함께사는 사회 실현할 터국내 20~30대 젊은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참여했거나 TV를 통해 봤을 ‘기아체험 24시’의 개발자, 한국 NPO계의 아버지’, 국내에 비영리단체(NPO)라는 개념을 도입한 박준서(53ㆍ사진) 아름다운재단 신임 사무총장의 경력이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투명하고 지속적인 기부 문화를 국내에 정착해 나눔의 생활화를 이끌겠다”며 취임 일성을 밝혔다.
그는 기아대책, 굿 네이버스 등 국내에서 NPO가 막 태동할 무렵인 지난 1991년 한국 월드비전에서 처음 NPO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월드비전 등에서 NPO 문화를 경험했으며, 90년대에는 청소년들의 사회 참여문화를 선도한 ‘기아체험 24시’라는 아이디어를 개발했다. TV로 방영된 ‘기아체험 24시’는 ARS를 도입해 모금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박 사무총장은 종교적 사명에 이끌려 월드비전에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그는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이 있었던 시절에 월드비전을 통해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배웠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에서 일하며 “실천하지 않는 신앙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세상을 보는 눈도 새롭게 키웠다고 했다. 11년 동안 한국 월드비전에서 일한 후 미국 월드비전에서 또 11년을 보냈다. 그렇게 쌓인 20여 년 간의 경험은 한국 NPO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된다. 그는 “미국은 어렸을 때부터 교육으로 기부와 모금을 배운다. 어린 아이들도 레몬에이드를 만들어 판매한 후 이를 기부할 정도로 나눔이 체득돼 있다”며 “동기부여가 될 때만 기부를 하는 한국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은 생활의 여유가 없으면 기부를 쉽게 끊지만 한국은 기부를 끊는데 죄책감을 느낀다”며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일상생활에서 기부가 생활화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은 비영리단체를 봉사단체와 동일시하기 때문에 수익을 말하면 파렴치한으로 몰린다”며 “비영리단체도 일반기업과 다름없이 수익성, 효율성을 따지지 않으면 운영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름다운재단으로 복귀한 박 사무총장의 꿈은 ‘나눔이 일상화된 대한민국의 실현’이다. 그는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면서 함께사는 사회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청사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눔을 통해 다 함께 동반자로 성장한다면 ‘세월호 침몰’, ‘송파 세 모녀 사건’ 같은 끔찍한 일들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함께사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개인의 목표이자 재단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