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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교황 영접에 각별히 예우
[헤럴드경제]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한국 땅을 처음 밟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각별한 예우를 갖춰 맞이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에서 열린 영접 행사에서 교황의 사제복인 흰색 수단(Soutane)에 맞춰 연분홍빛 상의와 회색 바지 정장을 차려입고 교황을 맞이했다. 박 대통령이 공항으로 직접 나가 외빈을 맞이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교황이 레드 카펫 위에 올라서자 박 대통령은 “비엔베니도 아꼬레아(Bienvenido a Corea.한국에 오셔서 환영합니다)”라며 간단한 스페인어로 환영 인사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우리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고 분단과 대립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고, 교황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 그동안 베풀어 주신 배려를 느끼고 있다”고 화답했다.

3분간 인사말을 나눈 두 사람은 함께 의장대를 사열했다. 박 대통령은 교황이 사열 중 잠시 걸음이 꼬인 듯 휘청거리자 교황을 가볍게 부축하는 제스처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또 교황이 환영을 나온 일반 신도 대표들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새터민들과 인사를 하자 박 대통령은 미소를 지은 채 교황의 뒤를 따르는 등 교황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 정상연설 행사에서도 박 대통령은 시종일관 깍듯하게 교황을 예우했다.

교황이 탄 소형차가 청와대 본관에 도착하자 박 대통령은 가랑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쓰고 있던 우산을 치우고 교황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관행을 벗어나 고령(한국나이로 79세)의 교황을 세심히 배려하는 의전을 선보였다. 원래 청와대 환영식에서는 정상들이 의장대를 직접 돌게 돼 있으나 이번에는 의장대가 대정원을 한 바퀴 돌면서 분열 행사를 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교황은 방명록에 “다채로운 전통이 있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이를 전파하는 따뜻한 나라의 환대에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본관에서 20분간 면담한 뒤 선물을 주고받으며 친교를 다졌다. 박 대통령은 화목문(花木紋.꽃ㆍ나무 무늬) 자수 보자기를 액자에 넣어 교황에게 선물했다. 백색 명주에 서른가지 색깔의 실로 꽃, 나무, 새를 수놓은 보자기로, ‘모든 인류를 애정으로 감싼다는 교황의 큰 뜻이 보자기 기능과 상통한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에 교황은 로마의 도시 전경을 구리판에 새겨 인쇄한 로마대지도 동판화 액자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2000년을 새천년의 시작을 기념해 대희년으로 선포했고, 바티칸 도서관에서 이를 기념해 교황에게 헌정한 작품이라고 한다. 모두 300장으로 한정제작했는데, 교황은 그 가운데 한 작품을 선물로 골랐다.

아울러 두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평화는 수고할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 “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잃는 것”이라는 스페인어 구절을 인용하며 교황의 메시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고, 교황은 “희망은 기프트(Gift.선물)”라고 화답했다.

본관 엘리베이터 앞에 선 교황이 “레이디 퍼스트”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먼저 타시라. 교황님은 다르시다”며 정중하게 양보했다.

이어진 정상연설 행사에서는 박 대통령이 먼저 연설에 나선 뒤 교황이 영어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교황의 연설을 경청했고, 연설 후 행사장에서 나가는 길을 안내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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