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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 판용) (CEO칼럼) 지방 이전 한달여가 남긴 것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지난 7월 중순 서울을 떠나 경남 진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낯선 지리, 물선 사람들과도 점차 익숙해져간다. 생면부지의 땅에 이사해 정착한 직원들도 ‘출퇴근 차량 나눠 타기’ 등으로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중진공의 진주 이전은 새침한 서울 새댁이 인심 후한 진주로 시집온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새댁은 이질적인 사회ㆍ문화적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며느리가 잘 적응할 수 있게 시댁의 따뜻한 시선도 필요하다.
사실 중진공은 이전 1∼2년 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화를 연습했다. 지역마라톤 대회에 임직원들이 참가하는가 하면 진주 중앙시장의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도 해봤다. 또 2박3일동안 전 직원이 참여하는 지역친화 워크숍도 열었다. 현지의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의 일손을 도왔고 사회복지기관에 기부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택인지 우리는 예상보다 빨리 진주화(化)됐다. 이제 진주의 안주인, 이른바 진주댁이 되기 위해 몇가지를 실천하려고 한다.
첫째는 ‘지역사회 배우고 이해하기’다. 시집간 며느리의 첫번째 할 일은 바로 시댁의 가풍과 문화를 익히는 것이다. 새로운 구성원으로 동화하려면 그 지역의 역사ㆍ문화적 배경, 경제상황, 사회문제를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 중진공이 이전 뒤 맨먼저 한 일은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초대해 전 임직원이 진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의를 들은 일이다.
두번째는 ‘어울림을 통한 공감’이다. 새댁은 시댁에서 일어나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서 친척들의 얼굴도 익히고, 시댁 식구들과 가까워진다. 중진공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역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진주는 옛부터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남강유등축제 같은 문화행사가 풍성하다. 이런 행사에 참여해 지역주민, 지자체와도 어울릴 것이다. 또 이 지역의 혁신주체인 산학연 관련기관과 중소기업, 이전 공공기관과 협력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탤 생각이다.
진주댁이 되기 위한 마지막 노력은 바로 ‘나눔을 통한 한몸되기’다. 중진공은 지난해부터 ‘자발성’, ‘지속성’, ‘성과중심’이라는 세가지 추진방향을 세우고, 직원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진주시대에는 여기에 덧붙여 지역친화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우리는 이미 진주의 사회적기업 및 마을기업에 대한 재능기부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역내 특성화고, 대학 등과 협업해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우수 중소기업의 CEO특강 개설, 초중고 학생의 중소기업 현장방문 등 중소기업 인식개선 활동을 실천할 것이다.
요즘 영화 ‘명량’이 화제다. 영화를 보면서 같은 시기의 진주성 전투를 생각해봤다. 김시민 장군의 1차 진주성 전투와는 달리 2차 진주성 전투에서는 아쉽게도 패했지만, 민관군이 합심해 싸웠던 그 희생이 결과적으로는 호남을 지켜내게 된다. 이와 같은 정신을 이어받아 중진공은 지역주민, 지자체, 공공기관, 중소기업과 합심해 지역사회 발전에 노력할 계획이다.
진주로 이전한지 한달이 조금 지난 지금, 지역의 투박한 사투리가 정겹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또 10월의 남강유등축제도 기다려진다. 이제 ‘진주댁 다 됐네’라는 이야기를 들을 차례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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