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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현대기아차, 더이상 ‘안방 어드밴티지’ 는 없다
현대ㆍ기아차의 올 상반기 국내시장 점유율이 7년 만에 70%를 밑돈 것으로 나왔다. 문제는 2007년 당시와 현재의 시장 상황이 판이해 다시 70% 고지를 탈환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7년 전만 해도 현대차가 GM대우,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와 경쟁하는 구도여서 점유율 상승 여력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주 경쟁 상대가 기술력 면에서 한 수 위로 평가되는 수입차로 바뀌어서다. 실제 2007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GM대우(11.1%), 르노삼성차(9.3%), 쌍용차(4.9%) 등 국내 3사가 모두 수입차(4.5%)를 앞서며 내수 점유율 25.3%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현대기아차에 이은 점유율 순위가 수입차(12.4%), 한국GM(9.3%), 쌍용차(4.1%), 르노삼성차(3.7%) 순으로 나타났다. 3사의 몫이 17.1%로 쪼그라든 대신 수입차의 비중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수입차 판매가 이렇게 급증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수입차 구매를 사치로 여기거나 부담으로 느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대형차 위주이던 수입차 종류가 이제는 2000만~3000만 원 대의 소형차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화됐다. 국산 차와 가격은 엇비슷하면서 연비와 성능이 뛰어난 디젤 차량과 쏘나타급의 중소형 차량은 70% 고지를 무너뜨린 주력 부대다. 더구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관세가 인하되고 상당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수입차들이 시장을 더욱 늘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수입차들에 급격히 국내 시장을 내주고 있는 데는 현대ㆍ기아차의 잘못도 크다.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고연비의 다양한 차종을 내놓지 못하고 그동안 애국 마케팅이나 우물 안 개구리 식의 명성에만 의존해온 면이 없지 않다. 수입차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낮아지는 데 현대차는 과점적 지위를 누리며 비싼 값을 고수하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도 높다.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국내와 해외의 기준을 달리하면서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법이다. 국내 시장은 이미 세계 자동차강국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이 시장에서 이겨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다는 얘기다. 안방에서도 외면 받는 차가 세계인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겠는가. ‘텃밭 어드밴티지’에 기대려는 안이함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 안에서 잘해야 현대ㆍ기아차의 숙원인 ‘세계시장 점유율 10% 도달’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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