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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새 명소> 사라진 피맛골, 세종음식문화거리로 부활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5년 전 직장인들과 서민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채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 서울 광화문의 전통 맛집거리인 피맛골이 경복궁 서쪽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에서 부활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서촌 끝자락인 자하문로 1길과 2길에 형성된 이 음식문화거리가 서민적인 풍모를 지닌 맛집거리로 입소문을 타면서 새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 거리는 3~4년 전에만 해도 각종 채소와 과일을 파는 상점과 방앗간, 철물점 등이 들어서 있던 재래시장(금천교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에 전통적이고 서민적인 곳을 찾는 직장인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점심과 저녁 때만 되면 200여m에 자리잡은 110여개 식당과 카페에는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붐비는 곳이 됐다.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가 직장인과 경복궁 일대의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서울 도심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음식점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3~4년 전에만 해도 시장골목에 한식과 분식, 치킨집 등이 들어선 형태였으나 이제는 세련된 카페와 제과ㆍ파스타ㆍ일식ㆍ해산물 전문점, 각종 퓨전 음식점 등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업주도 시장 상인 중심에서 청년창업가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상권도 자하문로 1~2길에서 서촌으로 이어지는 옆 골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종로구 관계자는 “피맛골이 사라진 후 서민적 분위기의 전통 음식문화를 선호하는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상권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음식거리의 멋은 재래시장의 옛 정취와 세련되고 현대적인 카페 및 음식점과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시류 변화에 따라 살아움직이는 상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는 아직 1970년대의 상점과 핏대를 돌려 고춧가루를 빻고 떡을 쪄내는 방앗간이 남아 있다. 급격한 변화의 바람에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모습이지만, 이들이 최신 유행의 카페 및 퓨전식당과 어깨를 맞대고 있는 희귀한 곳이다.

지역 상인들과 종로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세종음식거리상인회는 최근 종로구에 상인회 등록절차를 마치고 상가 정비 및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종로구도 상권 개발의 주체가 형성돼 상가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구청은 간판정비, 고객쉼터 및 공중화장실 조성, 상가 안내도 부착 등 고객편의를 위한 시설을 지원할 계획이다.


상인회와 구청은 오는 10월 거리 음악회를 비롯한 음식문화축제를 벌이고, 스토리 발굴과 확산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곳에서 43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고영석(64) 상인회장은 “상인회에 98개 사업체가 상가 활성화를 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상가에 신진세대들이 들어오고 대형화하면서 서울의 새로운 명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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