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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구 없는 새정치…비상등 켜진 비대위
“세월호 특별법 놓고 강온파 극심한 대립
“불신의 골 깊어져…지지율 10대까지 추락
“당꼬라지가 이런데요…되는게 전혀 없다”
“내달 비대위 출범 계획 장기 표류 조짐


“당 꼬라지가 이런데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비대위 구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당 사정이 어려워 지금은 쉽지 않다는 말을 짧게 표현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9월 정기 국회 전까지 비대위 출범을 완성할 계획이었다.

최근 새정치연합 안팎에선 ‘도대체 되는 것이 없다’는 비명이 들린다. 당 내외에 모두 ‘위험 경고등’이 켜졌다. 우선 내부적으론 전통적인 갈등이었던 ‘강온파 대립’이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폭발 중이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을 겸임에 대한 ‘반대’목소리도 여전하다. 박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논란은 의원 상호간 불신으로 이어진다.

박 원내대표 측은 “차기 당권에 욕심이 있어서”라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겸임 반대 의원들은 “두 직을 겸임하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며 박 원내대표를 걱정하는 차원임을 강조한다. 일단은 ‘계속 겸임’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당 내 ‘상호 불신’이 커졌다는 점은 부인키 어렵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외부에 강한 적이 있으면 단결하기 마련인데…”라고 말했다. 단식중인 문재인 의원이 “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발언도 당 내부의 골이 깊다는 반증이다.

두번의 합의안 파기도 당내 분란의 씨앗이다. “세월호 유족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의원들 다수의 의견이었지만, 이를 받아든 박 원내대표의 2차 합의안도 세월호 유족들로부터 ‘거부’ 당한 것이다. 당초 박 원내대표측은 지난 19일 있었던 2차 합의안에 대해 “유족들이 동의해줄 것”이라 낙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경 투쟁’으로 당의 노선을 정한 뒤에는 온건파 의원들이 박 원내대표의 ‘뒷발’을 잡는다. 조경태, 황주홍 등 그간 비주류로 분류돼왔던 의원들이 강경투쟁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단식 중이던 김영오씨가 28일 ‘단식 중단’을 선언하면서 새정치연합의 일정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당 바깥에도 새정치연합을 위협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당 정책에 대한 ‘종합 결정문’으로 해석되는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은 ‘세월호 정국’ 이후 하락 일로다. 최근 조사에선 10%대로 당 지지율이 떨어졌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에 안착하는 단계다.

새누리당은 당초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었던 ‘수사ㆍ기소권은 없다’는 입장을 관철하면서도 두번의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합의안 파기는 야당 책임’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셈이다.

장외투쟁과 국회 본청 농성에 대해서도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당분간 큰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새정치연합이 견딜 수 있는 ‘맷집’이 남아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렇다고 세월호 특별법을 지렛대로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새정치연합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세월호 유족들은 오는 9월 1일에는 세번째로 만난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손 놓고 있던 세월호 일반인 유족도 만난다. ‘투쟁’은 새정치연합이, ‘과실’은 새누리당이 챙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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