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새누리당이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 중단에 대해 서둘러 ‘새누리당이 유족들을 만난 덕분’이란 취지의 논평을 냈다가 이를 철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세월호 특별법 사안을 ‘새누리당을 중심’에 두고 바라보다 발생한 웃지 못할 ‘촌극’이란 평가다. 김 씨의 단식 철회는 둘째딸의 설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오전 7시30분께 세월호 유가족 측 유경근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김 씨가 이날 오전 11시께 단식 중단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김씨가 단식에 들어간 지 꼭 46일만이다. 김씨의 단식이 세월호 특별법 교착 국면의 ‘아이콘’이 되면서 이날 김 씨의 단식 해제 소식에 관심이 쏠렸다.

김 씨의 단식 해제 소식에 대해 새누리당은 즉각 논평을 냈다.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유가족 대표와 새누리당 지도부 간의 두 차례의 대화 속에서 서로 간에 오해와 불신을 상당부분 해소하고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된 것도 단식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야와 세월호 유가족간 대화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조속히 타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 드리고 세월호 참사를 넘어 민생경제를 살리고, 국가혁신을 위해 여야와 정부가 함께 매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원내대변인의 ‘새누리당과 유가족 대표간 오해와 불신이 해소됐기 때문에 김 씨가 단식을 풀었다’는 논평은 이날 오전 11시 유가족 측으로부터 질타의 대상이 됐다.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에게 분명히 말한다. 김영오 씨가 단식을 중단한다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 새누리당에서 ‘가족들과 우리 새누리당이 두 번의 만남을 가졌는데 그 만남의 성과가 단식 중단이다’고 이런식으로 이야기했다. 부끄러운줄 알아라”고 밝혔다.

유가족 측은 김씨의 단식 해제가 둘째 딸 유나양의 지속적인 ‘단식 중단 요청’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족 측 황필규 변호사는 “몸 상태가 계속 악화하고 있는데다 둘째 딸 유나 씨가 미음이라도 먹으라고 애원하면서 김 씨의 마음을 돌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유가족 대표가 두번의 만남을 가진 것 때문에 김씨가 단식을 해제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섣부른’ 논평을 냈던 새누리당 측은 논평을 철회해야 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28일 오후 3시께 다시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오전 냈던 논평에 대해 철회한다는 것이다.

윤 원내대변인은 두번째 논평에서 “‘유민아빠’ 김영오씨 단식 중단에 관한 오전 브리핑에 오해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한다”며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서는 오전 브리핑에 대해 김영오씨의 단식중단이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간의 두 차례 만남의 성과인 양 발표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브리핑의 진의는 두 차례의 만남 속에서 서로 간에 오해와 불신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신뢰회복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한 것”이라며 “김영오씨의 단식 중단이 새누리당의 두 차례 만남의 성과로 인해 이루어진 것은 아님을 밝힌다. 기존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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