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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정윤서> 해양플랜트 산업 경쟁력 높이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나라다. 원유는 매장량 기준 세계 28위며, 천연가스는 매장량 기준 15위로 아세안 국가 중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매장량이 풍부하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 플랜트를 건설해야 한다. 생산 플랜트 건설은 일반적으로 ‘계획 및 설계(엔지니어링)→구매→건설→설치→시운전 및 운전 개시’ 단계로 이루어진다. 이중 계획 및 설계 작업은 고도의 기술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과정으로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유전과 가스전이 모두 해양에 위치하고 있어 엔지니어링이 작업이 더욱 까다롭고 중요하다.

말레이시아에도 페트로나스의 자회사인 MMHE, 사푸라 켄차나(Sapura Kencana) 등 생산 플랜트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다수 있으나 엔지니어링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말레이시아는 엔지니어링 역량을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까지 국민 순소득 1인당 1만5000달러의 고소득 국가 건설을 위해 경제변혁 프로그램(ETP)를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필수적인 12개의 산업군을 핵심경제 영역으로 설정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석유 및 가스 산업도 12개 핵심경제 영역 중 하나다. 이 같은 필요에 의해 기술력을 갖춘 다국적 엔지니어링 기업이 말레이시아에서 대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프랑스 기업 테크닙이 좋은 예이다. 테크닙은 페트로나스의 자회사 MMHE와 다수의 합작법인을 만들고 있으며 특히 말레이시아 심해 유전 및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선박 및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분야는 여전히 외국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나라 해양플랜트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말레이시아처럼 세계적인 기업을 적극 유치할 필요가 있다. 엔지니어링 기업을 유치한다면 우리 해양플랜트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도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에는 현대중공업이 에이커 솔루션과 협력하여 말레이시아의 북말레이 분지 개발을 위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가 있다. 2012년에는 대우조선해양이 테크닙과 공동으로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로부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ㆍ하역 설비를 수주한 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와 가스가 생산되지 않아 말레이시아처럼 주요 다국적 엔지니어링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고 현재의 건조기술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엔지니어링 역량을 확보 해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사업의 전반적인 추세가 기업간 협력을 통한 사업기회 발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말레이시아가 추진 중인 다국적 엔지니어링 기업과의 파트너링을 통한 해양플랜트 산업 역량강화 전략이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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