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처가인 남편이 아픈 아내의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1985년에 조성했다는 이 은행나무숲은 이후 매년 10월에만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올해도 10월 1~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환상적인 노란단풍의 세계로 사람들을 초대한다.
홍천 은행나무숲은 서울 잠실운동장 크기인 4만여㎡의 면적에 5m간격으로 정렬된 2,0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황금빛을 뿜어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그렇기에 해마다 가을이면 가족 나들이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그리고 황홀한 풍경을 렌즈에 담고자 하는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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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내면 광원리에 위치한 은행나무숲 전경 |
이 유명한 은행나무숲 주변에는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전원명소가 있다. 은행나무숲을 끼고 아래로 흐르는 맑고 깨끗한 하천(명개천)을 따라 비포장 길을 잠시 걷노라면 울긋불긋한 단풍나무와 푸르른 낙락장송에 가려진 달둔산장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달둔산장은 평범한 농가주택이지만 두 갈래 물이 합수하는 달둔계곡의 초입에 위치해있다. 달둔산장이 들어선 달둔계곡은 원시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입구부터 하늘을 가린 원시림에 둘러싸여 있는 청정 전원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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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열목어가 서식하는 달둔계곡 |
달둔은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의 일곱 군데 피난처 ‘삼둔사가리’ 중 한 곳이다. 둔이란 펑퍼짐한 산기슭을, 가리(거리)란 사람이 살 만한 계곡가로서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피난처를 뜻한다. 이중 삼둔은 홍천 내면의 살둔(생둔), 월둔, 달둔을 일컫는다.
살둔, 월둔을 지나 가장 위쪽에 자리한 달둔은 현재 사람은 살지 않고, 달둔산장만이 외롭게 그 입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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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둔산장지기 김동환씨가 만병초와 천삼오가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 달둔산장의 매력은 오대산(1,563m) 국립공원의 원시림과 희귀어인 열목어가 서식하는 청정계곡 뿐 아니라 갖가지 산약초와 야생화의 보고라는 점. 일반인들은 듣도 보도 못한 천삼오가피 만병초 장뇌삼 산작약 등 산약초와, 복수초 한계령풀 용담 노랑무늬붓꽃 솔나리 깽깽이풀 큰앵초 등 야생화들이 산장 주변으로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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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은행나무숲과 달둔산장 위치도 |
이곳 주인이자 산장지기인 김동환(54)씨는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약초꾼이자 산림치유 가이드로 활동하는 그는 농사를 짓거나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중개하는 일도 한다. 최근에는 전원카페와 오토캠핌장을 만들어 심신이 지친 도시인들에게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김 씨는 “달둔산장은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산약초와 야생화를 자연환경 그대로 키우며 보존하고 있다”며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언제든지 살아있는 자연체험을 통해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의=은행나무숲(033-430-2470),
달둔산장(033-435-5285/010-5264-2859)
(전원 칼럼리스트, ihpark33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