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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전부지 개발에 인근 중소형 빌딩값 ‘천정부지’
[헤럴드경제=박일한 박준규 기자]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빌딩 전문 중개업체인 원빌딩중개법인에는 전화문의가 빗발쳤다.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가 10조5500억원에 현대자동차그룹에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팔려고 내놓았던 주변 빌딩 시세를 더 올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빌딩 소유주의 상담 때문이다.

이 회사 김윤수 팀장은 “한전부지와 가까운 대지면적 990㎡의 5층 높이 A빌딩은 작년말 150억원에 나왔다가 서울시에서 한전부지 개발 계획을 구체화한 후 최근 215억원으로 호가를 올렸는데, 빌딩주가 다시 호가를 높이겠다고 매물을 걷어갔다”고 말했다.

한전부지가 10조원이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팔리면서 인근 빌딩, 오피스텔 등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매물로 나왔던 빌딩의 호가가 크게 오르고 주변 공인중개업소에 빌딩과 오피스텔 매매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한전부지 뒤편 대지면적 380㎡, 4층 높이의 B빌딩은 작년 83억원에 나왔지만 빌딩 소유주는 최근 호가를 100억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한전부지가 3.3㎡당 4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단 팔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인근 행운공인 김성일 사장은 “호가를 더 높이려고 매물을 걷어간 것”이라며 “매물수가 줄어들어 시세 상승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윤수 원빌딩중개법인 팀장은 “작년 한전부지 인근에 대지 3.3㎡당 호가가 5000만~6000만원 정도 됐지만 올해 8000만~1억이상으로 올랐다”며 “한전부지가 비싸게 낙찰됐기 때문에 호가를 더 높이겠다는 인근 빌딩 소유주가 많다”고 전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 지역 중소형 빌딩과 상가 시세가 향후 크게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이 본격 가동하면서 부동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인근 아주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의료원과 마주보고 있는 봉은사로11길쪽 상가 건물들이 앞으로 유망하다”며 “여기에는 노후된 건물들이 많은데 이것들이 앞으로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통해 새로운 상권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강남구 대치동, 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부동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지역이 개발되면 수만명의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상주하게 되고, 호텔, 백화점, 컨벤션 등 복합시설 들어서면서 임대 및 주택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테헤란로 인근의 테헤란베스트공인 관계자는 “현재 한전을 중심으로 반경 300~400m 안에는 오피스텔이 없어서, 테헤란로 쪽이나 청담동의 오피스텔이 앞으로 혜택을 볼 것”이라며 “매도자들은 지금 내놓은 물건을 빼고 시기를 조절해야 하는지를, 매수 희망자들은 미리 사둬야 하는지를 문의한다”고 말했다.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에 따르면 ‘봉은사~코엑스~한전~서울의료원~탄천~잠실종합운동장~한강’까지 연결하는 보행네트워크가 조성된다. 영동대로는 지하화를 통해 복합환승 시스템이 구축돼 교통 여건이 더욱 좋아진다. 탄천은 동ㆍ서로 지하화 및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 이전, 탄천주차장 일부 이전을 통해 공원화할 계획이다.이 일대에는 KTX, GTX 등 광역철도와 경전철 위례ㆍ신사선이 계획돼 있다. 한전부지를 개발하면 2호선ㆍ9호선 도시철도역과 코엑스 지하공간 연결이 우선 추진되고 KTX, GTX, 위례신사선 등과의 통합 계획도 수립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강남 대치동의 포스코더샵, 롯데캐슬, 삼성동 래미안삼성1차, 풍림1차, 아이파크와 잠실동의 아시아선수촌, 잠실엘스 등의 아파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부동산팀장은 “청담동 등 인근 재건축 아파트가 큰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워낙 고가에 땅이 팔렸기 때문에 자금 마련 등으로 개발 계획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워낙 큰 면적이 중장기에 걸쳐 개발되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 꽤 길어질 수도 있다”며 “무리한 대출로 투자하면 사업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한전부지에 초대형 상권이 조성되면 수요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주변지역 상권은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개발 계획, 상가 개발 계획에 따라 소비자들의 동선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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