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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박수진> 누구를 위한 전시회인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지난 24~27일 ‘2014 대한민국 국가기반산업대전’이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행사에 국내외 총 380개 업체가 참가한다며, 기업들이 해외바이어와의 수출ㆍ구매상담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시회 현장에서 만난 기업들의 반응은 정부의 기대와 사뭇 달랐다.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보여주기 식’ 전시회라는 불만이 가장 많았다. 철강, 비철금속, 건설기계는 대표적인 ‘B2B’ 업종으로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온 파트너사들이 갖춰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려고 해도 전시회에서는 제품을 만드는 기술력이나 설비 등 핵심 경쟁력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행사 전부터 참가를 망설였다. 실익은 없는데 전시회 준비 비용은 수억원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A철강사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부스 120개를 대여했다. 부스 1개(2.72평)당 대여 비용은 약 200만원이다. 부스 대여료만 2억원이 넘는 셈이다.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결코 적지않은 비용이다.

관람객도 해외바이어보다는 견학온 학생, 인근 주민, 참여기업 직원 등이 대부분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 관람객은 산업부의 예상 인원 5만명에 크게 못미치는 약 3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애로에도 불구하고 380여개의 기업들이 전시회에 참여한 것은 대한민국 철강, 비철, 건설기계산업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전시회 참가를 망설이던 B 강관업체는 중국 강관업체들이 대거 참가한다는 소식에 중국 업체들의 부스가 밀집해있는 구역에 부스를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업계 CEO들이 대거 참석한 개막식에 장ㆍ차관 대신 실장급(1급)을 참석시키는 등 행사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듯 했다. 적잖은 비용을 들여 참가한 기업들에겐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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