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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장영태’ 쿠리하라배 제패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백전노장 장영태(39ㆍ1기)가 경정선수들이 가장 우승하길 바라는 쿠리하라배 대상경정에서 챔피언에 오르며 긴 슬럼프를 끊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가 돌아왔다. 지난 10월 말 미사리 경정장에서 열린 쿠리하라배 특별경정의 주인공은 쿠리하라의 제자 장영태였다.

스승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승전이 시작됐고 예상은 초반부터 빗나갔다. 전날 예선 2조1위로 결승에 진출해 1코스를 배정받았던 장영태가 1턴 마크를 선점하며 선두로 치고나온 것. 이후 마지막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해 “쿠리하라배의 남자”로 등극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빅매치 챔피언이자 지난 2004년 문화일보배 대상경정 이후 10년 만에 차지한 감격적인 우승이다.

박빙의 명승부 속에 펼쳐진 이날 대회에서 준우승과 3위 역시 쿠리하라의 제자였던 서화모와 길현태가 휩쓸어 스승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시즌 30승으로 다승 1위에 상금랭킹도 1위였던 디펜딩챔프 어선규는 1, 2기 선배들의 집중 견제 속에 5위 그쳤다. 


수상스포츠 경정이 한국에 뿌리내리는 데 밑거름 역할을 했던 일본인 쿠리하라의 은덕을 기리는 이번 대회 결승전 진출자는 최종 6명, 이중 어선규(4기)를 제외하면 모두 쿠리하라가 훈련원 선수후보생 교관 시절 가르쳤던 1, 2기 제자들이었다.

시상대 맨 높은 곳에 서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10년 만에 대상 우승이라 감회가 새롭다. 지난해 부상과 성적부진으로 1년을 쉬면서 그만둘까도 생각했다”며 “가족과 팬들을 생각하며 꾹 참고 1년을 버텨왔다. 좋은 결과가 있어 매우 기쁘다. 이 자리게 있게 해준 경정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장영태는 오래된 경정팬들에게는 그리 낮선 이름은 아니다. 원년 멤버였던 그는 경정 초창기 시절인 2003년 올스타 경정(현 그랑프리) 챔피언에 오르는 등 최고의 기량으로 이름을 날리던 스타급 선수였다. 2010년까지 꾸준히 상위권에 있었지만 지난해 두 번의 플라잉(출반 위반)은 그를 나락으로 몰고 갔다.

제재로 인해 올 시즌 상반기 출전정지 당하면서 선수생활에 위기가 닥쳤다. 은퇴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그를 다시 영종도 훈련원으로 이끌었던 힘은 바로 두 아들을 비롯한 가족이었다. 4월부터 9월 복귀전을 치르기 전까지 거의 매주 훈련원 생활을 반복했다. 복귀 후에도 경기가 없을 때면 훈련원을 찾아 모터보트에 몸을 실었다. 모의경주 90회, 스타트훈련 450회 등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와신상담하다 보니 재기의 희망이 보였다.

복귀 후 1착 3회, 2착 2회, 3착 2회 등 괜찮은 성적을 내던 그는 출주 횟수를 겨우 채워 쿠리하라배 대상경정 진출권을 따냈다. 1년 이상 잊힌 선수였기에 누구도 그의 우승을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선전에서 경정퀸 ‘손지영’을 밀어내며 1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마침내 챔피언에 오르며 팬들에게 부활을 알렸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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