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오늘은 원맨쇼 했어요”
한국 축구 해외파 최고의 선수인 ‘손세이셔널’ 손흥민(22ㆍ바이엘레버쿠젠)이 득점기계로 진화하고 있다. 해외파를 통틀어 골잡이다운 골잡이가 없는 한국 축구의 현실에서 진귀한 보석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손흥민은 올시즌 17경기를 치르며 총 10골을 기록중이다. 이는 독일에 진출해 지난 2010년 함부르크 성인 1군으로 승격한 이래 가장 빠른 페이스다.

레버쿠젠은 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브스키 경기장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홈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2-1로 격파했다. 손흥민이 홀로 두 골을 터트리며 레버쿠젠의 UEFA 챔피언스리그 3연승을 이끌었다. 3승 1패를 기록한 레버쿠젠은 승점 9를 확보해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제니트는 후반 43분 살로몬 론돈(25)의 만회골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 했다.

이날 손흥민의 멀티골은 챔스리그 본선에서 거둔 2,3호 골이자 코펜하겐과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하면 4,5호 골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4골(9경기)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 1골(2경기)까지 더하면 올 시즌 17경기 만에 10번째 골을 뽑은 셈이다. 이는 지난 2013-2014시즌에는 27경기 만에 10호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2월에야 두 자릿 수 득점을 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3개월이나 빠르다. 따라서 지난 시즌 거둔 자신의 시즌 최다득점 12골을 넘어설 것도 확실시된다. 득점기계로 해마다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손흥민의 득점 페이스가 가파르게 상승한 비결은 ‘프리 롤’이다. 지난 시즌 왼쪽 측면에서만 움직이던 손흥민은 올시즌 왼쪽 날개에 배치됐지만 위치에 구애받지 말고 마음대로 움직이라는 임무를 받았다. 측면에서 좌우를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최전방과 중앙을 두루 헤집었다. 그 결과 득점 분포상 왼쪽에 집중됐던 지난시즌과 달리 올시즌엔 오른쪽에서 넣는 골이 대폭 늘어났다.

프리 롤은 축구 두뇌가 뛰어나지 못 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적응에 실패하기 쉽다. 하지만 손흥민은 구단의 요구에 완벽히 부응하면서 득점력까지 끌어올렸다. 또 한 차례 성장했다는 증거다.

손흥민의 올시즌 활약은 여러가지 부정적 상황을 극복하고 이뤄낸 것이란 점에서 더욱 평가받을 만 하다.

손흥민은 병역 면제를 바라볼 수 있는 아시안게임에 차출되지 못 했다. 국내 선후배들이 28년만에 아시안게임 축구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 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이즈음 그에게 혜택도 없이 굳은 일만 한다는 안타까움이 반영된 ‘소농민’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러던 중 모 여성그룹 멤버와 실체도 없는 열애설이 터지며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심지어 이 여성그룹의 소속사는 상의 없이 열애설을 공식 인정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헤어졌다는 내용의 자료까지 버젓이 냈다. 이 여성그룹 멤버가 최근 피처링에 참여한 한 신곡에는 손흥민을 암시하는 듯한 대사가 담겨 손흥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지난 달 19일 슈투트가르트와 분데스리가 8라운드에서 2골1도움을 기록한 이래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면서 현지에서는 그의 공격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설상가상 지난달 30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에서는 상대 선수를 발로 걷어차 퇴장당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외풍을 손흥민은 꿋꿋이 버텨냈다. 오히려 개인 커리어에서 가장 빠른 페이스로 득점 쇼를 벌이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