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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김형곤> 힘든 한해가 가고 더 힘든 한해가 온다
2014년이 빨리 지났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들 지치고 힘들었다. 누군가는 곁을 떠났고, 남은 누군가는 지친 삶에 몸부림친다.

꼭 대형 사건사고로 인한 고통때문만은 아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렇다. 경제주체와 업종을 막론하고 올해만큼 힘든 때가 외환위기(IMF) 이후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금 모으기까지 하며 용감하게 외환위기를 극복한 한국민들이 벌써 나약해진걸까?

그건 아니다. 당시처럼 다들 힘들진 않다. 그 새 양극화라는 비극이 비집고 들어왔다.

그렇다면 을미년(乙未年) 양띠 해가 돌아오는 2015년은 어떨까? 양 처럼 순한 한해가 될 것인가?

암울하다. 내년도 경영 및 사업계획을 이미 짜고 있는 기업들의 이구동성은 ‘보수적’이다.

앞날이 불투명한데 어떻게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계획하겠냐는 것이다.

경제엔 예측가능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올해 성장률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있음은 예측이 어렵지 않다.

올 한해 신규 고용자 수와 청년 실업률이 얼마로 끝날지 예측은 힘들지만 고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청년 일자리가 줄고 있음은 온 몸으로 느낄 수있다. 투자한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될지는 가히 신의 영역이지만 내년에도 투자에서 별 재미가 없을 것임은 다들 체감한다.

그래서 가계는 지갑을 닫고 펀드에서 자금을 빼며, 집을 사려하지 않는다.

우리 경제가 늙어가고 있음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사실이다.

내년엔 대외적으로도 예측할 수 있는 악재 투성이다.

미국이 드디어 양적완화를 끝내는가 싶더니 이젠 이웃 일본이 따라한다. 엔화 살포는 미국의 양적완화와는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판이하게 다르다.

벌써부터 환율은 치솟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자본시장은 요동친다.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세계다. 이젠 어느 누구도 다른 나라를 배려하지 않는다.

유럽은 믿었던 독일마저다.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은 제로에 가깝게 떨어졌고 내년 성장률 예상치는 종전의 1.7%에서 1.1%로 대폭 하향됐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주력산업의 기업실적이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임은 예측이 어렵지 않다.

아마 내년이 박근혜 정부가 경제부문에서 최대 고비에 직면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란게 예측 가능성이 너무 높아지면 삶이 재미없어질 것이라고 푸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를 로또처럼 안고 살아갈 수는 없다.

국내외 경제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그 안에서 개인의 생활도 예상할 수 있어야 생존을 위한 짐승 같은 삶보다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경제의 확률과 우연을 최소화해 예측가능한 범주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경제학자와 정부가 할 역할이다.

결론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점이다. 경상흑자가 쌓여도 국민의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신년에도 장관이 대기업 총수를 불러 고용과 투자를 촉구하고, 재계는 화답이라도 하듯 몇만명 고용이라는 장밋빛 숫자를 내놓을 것임은 예측이 어렵지 않다. 늘 그래왔기때문이다.

달라지지 않을 내년엔 정말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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