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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체크포인트 찰리
25년 전인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이전까지 외교관과 기자, 여행자들이 동-서 베를린을 통행할 수 있는 유일한 관문이자 검문소가 체크포인트찰리였다. 장벽이 붕괴된 후 검문소는 철거되고 인근에 그 이름을 딴 박물관이 하나 들어서 있다. 독일 분단과 베를린 장벽의 역사를 가장 생생하게 전달하는 체크포인트찰리 박물관이다.

밖에서 보면 대로변의 8층짜리 평범한 사무실 건물에 박물관이 들어가 있어 그저 소박한 테마박물관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놀라움을 전해주는 곳이다. 장벽이 설치된 1961년 8월13일부터 28년 3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그 벽을 넘고자 했던 사람들의 처절한 역사가 고스란히 재현돼 있다. 자동차 밑바닥에 몸을 매달거나 담을 넘고, 바다를 건너고, 심지어 땅굴을 파거나 고무풍선을 타고 탈출을 시도했던 절박했던 상황과 이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탈출 도구와 사진, 영상과 언론 보도물로 다시 살려내고 있다. 이 박물관은 역사가이자 반(反)공산주의 활동가였던 라이너 힐데브란트가 1962년 한 아파트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연간 100만 명 가까운 관람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베를린 장벽은 이제 냉전의 유물이 됐지만, 체크포인트찰리 박물관은 이념에 의한 분단의 비극과 자유와 평화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곳으로 그 역사를 되살리고 있다. 한반도는 지금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그로 인한 고통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그 벽을 넘으려는 시도도 처절하게 이어지고 있다. 통독 25주년을 맞아 이러한 박물관은 차치하더라도 과연 우리는 그 분단의 고통과 극복을 위한 몸부림을 제대로 기록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해준 선임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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