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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최준민> 항해의 역사와 달 탐사 성공전략
15C 유럽소국들의 성공한 항해史
탐험·도전정신·전략 있었기에 가능
우주중심국 도약위한 우리의 첫발
국가 차원 전폭적 지원·투자 절실



세계 항해의 역사에 가장 주목할만한 3가지 활동을 꼽자면 이슬람 상인들의 해상활동, 중국 명나라 시대 정화의 해상원정, 15세기부터 시작된 유럽의 작은 나라들에 의한 지리상의 발견을 들 수 있다.

이슬람 상인들은 8세기부터 해상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머나먼 중국까지 진출해 양자강 하구에 거류지를 형성하고, 심지어 통일신라와도 교류했다. 중국으로 향하던 중 파선돼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섬 등에 상륙한 뒤 이슬람교를 전파하고, 고려를 ‘코리아’로, 일본을 ‘지팡그’로 칭하며 나침반과 화약을 서양에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은 역사적으로 크게 조명을 받거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부유한 상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시작된 활동이 국가적 지원이나 미래전략 없이 진행되다가 사라져 버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의 항해술은 이슬람의 피통치국이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전수되어 이들 국가가 지리상의 발견을 하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명나라 시대 환관 ‘정화’의 항해 역사도 주목할 만하다. 정화의 원래 이름은 마싼바오(馬三寶)다. 중국의 성씨 ‘마’는 이슬람의 성씨인 ‘무하메드’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정화 역시 이슬람의 항해술을 전수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정화는 명의 3대 황제인 영락제(재위: 1402-1424)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 소말리아까지 진출했다. 포르투갈의 항해자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양에 도달한 것보다 90여년 앞선 대단한 업적이다. 1405년 첫 출항 때에 대형선박 62척을 포함해 총 317척의 선단을 구성해 무려 2만7800명의 대규모 인원이 출정했다고 한다. 정화의 원정선은 길이 63m에 배수량 1300톤으로 이탈리아 ‘크리스토퍼 컬럼버스’의 산타마리아호 230톤, 포르투갈 ‘바스코 다 가마’의 가장 큰 선박 700톤을 압도한다. 이렇게 대규모의 항해단을 이끌었던 정화는 1433년 마지막 귀항 때까지 총 8회의 원정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해상원정은 너무 많은 예산 때문에 지속되지 못했다. 1436년 6대 정통제 때엔 원양선박 건조 금지령까지 내려져 2개 이상의 돛을 가진 배는 폐기토록 하는 ‘해금법’까지 생겼다. 정화의 해상원정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은 있었으나 목적이 모호했고 막대한 지출에 비해 경제적 회수가 미미 했다. 경쟁국도 없었다. 결국 그의 해상원정은 이슬람 항해의 역사가 그저 그렇게 사라져 버린 이유와 거의 반대의 이유로 지속되지 못했다.

반면 15세기부터 시작한 유럽의 작은 나라들의 해상활동은 지리상의 발견이라는 세계 역사에 기록될 만한 업적을 남겼다. 탐험가이자 항해사인 콜럼버스, 바스코 다 가마, 마젤란 등은 그들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국가적 전략과 함께 최고 권력으로부터의 지원을 받았다. 당시 해상활동을 통하여 국가와 민간은 경제적 수혜를 보고 이에 따른 자발적인 투자가 이뤄져,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했다. 또한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 적절한 경쟁 상대들이 동시대에 존재해 서로 경쟁하며 발전할 수 있었다.

성공한 항해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달 탐사를 위한 성공 전략을 찾아 볼 수 있다. 달 탐사는 지구를 넘어 인류의 최종 목표인 심우주 탐사의 능력을 검증하는 첫 단계다. 항해사들의 탐험과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15세기 유럽의 작은 나라들이 근현대사에서 경제 번영과 세계 권력을 거머쥐었듯 우리의 달을 향한 도전 역시 미래 우주 시대의 중심이 되기 위한 처녀항해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 국가 최고 권력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가적 전략, 경제 규모에 맞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성공한 항해의 역사는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 전략으로 우주에서 시작되는 제2의 지리상의 발견에서 우리나라가 반드시 주역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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