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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통 “마케팅경쟁 보다 상생경쟁” 배달앱시장 새 바람
전 메뉴 수수료 6%…실질 모바일결제 이용료 2.5%

서울 영등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45)씨. 그는 A사 배달앱에 등록돼 있다. 배달앱 가입 후 주문량이 늘어났지만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김 씨는 “치킨 한 마리 팔면 순이익이 5000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배달앱 수수료가 10% 이상 되다 보니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배달앱 등록을 하지 않으면 경쟁업체에 밀리게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반면, 마포구에서 중식 배달업을 하고 있는 권 모(53)씨는 “수수료가 부담되기는 하지만 배달어플을 쓸 수밖에 없다. 배달어플을 쓰지 않으면 손님들에게 노출이 되지 않아 아무래도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며 “배달어플에 등록한 이후 찾아오는 손님 수가 몇 배는 늘었다. 이전에 전단지로만 홍보할 때와는 효과 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달앱에 가입된 배달업주들 반응이다.

이처럼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모바일결제 수수료에 대한 부담과 광고로 인한 매출상승 효과 간의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배달앱의 효과에 대해서는 입점 업체들도 이견이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수료 문제가 더욱 부각된 것은 배달앱 업체들의 TV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배달주문이 늘어난 이유도 있다. 즉, 시장이 커진 만큼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될 수 밖에 없게 된 것.

지금까지 배달앱을 통한 주문 수수료는 업체에 따라 8~20%대로 형성돼 왔다. 즉, 1만원 짜리 음식을 주문했을 경우 배달업체는 800원~2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때문에 높은 수수료로 인한 배달업체의 부담이 결국 음식값 인상이나 음식의 질적 하락을 불러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 배달통 등 수수료 추가인하 실시
수수료 논란이 지속되자 배달앱 업계도 배달업체 달래기에 나섰다.

우선 배달앱 ‘빅3’ 중 가장 낮은 수수료를 유지해 온 배달통이 지난 4월에 이어 모바일결제 수수료를 또 한 번 인하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통은 지난 2일부터 마진율이 낮은 치킨, 중식, 한식•분식뿐 아니라 비교적 마진율이 높은 족발과 보쌈, 야식 등 전 메뉴 모바일결제 수수료를 6%(외부결제수수료 포함, VAT별도)로 인하했다. 결제수수료 3.5%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배달통 모바일결제 이용료는 2.5%다.

이는 카드결제, 휴대폰 소액결제 등이 포함된 외부결제수수료인 3.5%보다도 낮은 것으로, 배달앱 업계뿐 아니라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회사인 소셜커머스나 오픈 마켓 등을 통틀어도 업계 최저다.

특히 최근 경쟁업체인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 문제를 놓고 법적 분쟁까지 벌이는 등 혼란한 시장상황 속에서도 조용히 추가인하를 단행해 더욱 눈길을 끈다.



요기요는 최근 경쟁사인 배달의 민족이 자사와 수수료를 비교해 광고한 것을 놓고 표시 광고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으며 광고금지가처분 신청도 함께 접수했다.

경쟁업체와 분쟁 속에서도 요기요 역시 지난 1일 모든 신규 가맹점과 12.5%(외부결제수수료 별도, VAT 별도)를 초과하는 기존 가맹점의 수수료에 대해 12.5%(외부결제수수료 별도, VAT 별도)의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수수료 단일화 정책을 실시했다.

◆ “마케팅 경쟁 아닌 상생 경쟁 펼칠 것”
수수료 논란을 더욱 불을 지핀 것은 배달앱 업체들의 TV광고 등 마케팅 전쟁이었다. 지출된 마케팅 비용이 배달업체나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배달통이 지난달 11일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한 TV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2010년 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매스미디어 마케팅 없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배달통이 런칭 4년 만에 선보인 첫 TV광고였던 만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배달통이 TV광고에 뛰어들면서 마케팅경쟁이 더 가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TV광고 당시 “마케팅으로 높아진 시장 점유율만큼 모바일결제 수수료를 낮출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던 배달통은 광고를 시작한지 약 3주 만에 수수료 추가인하를 시행했다.

배달통 김태훈 사업총괄은 “배달통은 소상공인 상생 전략을 꾸준히 펼쳐 왔다. TV광고 역시 이 같은 회사의 철학을 바탕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번 추가인하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라며 “(배달통의 수수료 인하방침이) 다른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앞으로 마케팅경쟁이 아닌 상생경쟁을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올 해만 두 번 수수료를 인하했다. 이는 서비스 초기부터 소상공인과 동고동락하겠다는 배달통 철학을 지킨 것”이라며 “배달앱 마케팅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배달통은 배달통만의 길을 걷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업주들 “배달통이 상생 바람 이끌었으면…”
수수료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최저 수수료 업체인 배달통이 또 한번 인하를 결정함에 따라 경쟁업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통은 2.5%(외부결제수수료 별도, VAT 별도)로 인하, 배달의 민족은 지난 4월 바로결제 주문중개 수수료를 주문접수 방식에 따라 5.5~9%(외부결제수수료 별도, VAT별도)로 내린 바 있고, 요기요도 최근 수수료를 12.5% (외부결제수수료 별도, VAT별도) 로 단일화했다.

하지만 기존 최저 수수료 업체인 배달통이 전 메뉴 모바일결제 수수료를 6%로 낮추면서 배달앱 수수료의 기준선이 더 내려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랜차이즈 족발집을 운영중인 한 모(50)씨는 “사실 배달통은 다른 배달앱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부담이 덜했는데 이번 추가인하로 영업에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다른 배달앱들도 수수료를 더 낮춰 자영업자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으면 좋겠다. 자영업자가 잘돼야 배달앱들도 시장이 커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배달앱 ‘빅3’ 향후 전략
연간 1조원 대로 규모로 성장한 배달앱시장의 ‘빅3’인 배달통, 배달의 민족, 요기요는 저마다의 전략으로 점유율 높이기에 나서는 한편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배달의 민족은 일본 배달시장 진출과 소상공인 무료교육 등 안팎을 다져나갈 예정이며, 요기요는 TV광고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에 힘을 쏟는 한편 가맹업주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사장님 희망배달 캠페인' 등을 통해 소상공인과의 상생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반면 배달통은 무리한 출혈 경쟁을 피하고 마케팅비용을 줄여 업계 최저수수료 고수 및 배달업체와의 상생전략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다양한 할인과 적립 혜택으로 이용자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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