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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어디로 갈까?

  • 기사입력 2014-12-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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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묵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 팀장


최근 9ㆍ1 대책 등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제시되고 그 효과가 나타나는 듯 하였으나 부동산시장의 회복세는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자 한간에는 새로운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대책이 침체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특효약이 될 수 있을까? 누구도 특효약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더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고육지책으로 생각된다. 

과거 90년대 주택이 부족한 시기에는 수요가 넘쳐나 집을 짓기만 하면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갔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주택의 공급이 많고 수요가 부족한 상황으로 장기간 주택가격이 하락하였고 향후에도 수요 부족이 예상되어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 힘들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경제의 저성장기조, 저 출산ㆍ고령화 및 1~2인가구의 빠른 증가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2014년 현재 우리나라인구는 5042만 명으로 2030년 5216만 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16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2인 가구의 비중도 증가하여 2012년 50%를 넘어섰고 2020년에는 6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된 가구유형이 1~2인가구로 변모하는 것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 수요와 공급측면에서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

절대적인 주택 부족의 시대를 주택의 초과공급으로 인하여 주택의 절대적 희소가치가 사라지고 이로 인해 예전과 같이 고민 없이 투자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부동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가 되었다. 소유중심에서 거주중심으로 주거의 패러다임이 변화하였다. 투자자는 본인이 실수요자인지 실투자자인지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예전과 같이 장∙단기 보유를 통한 매각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시그널이 있다. 정부는 9.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청약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85㎡ 이하 민영주택에 대한 가점제를 2017년 1월부터 지방자치단체장(시ㆍ군ㆍ구청장)이 지역별 수급여건에 따라 가점제 비율을 현행 40%이내에서 자유롭게 운용토록 한 것이다. 가점제는 무주택기간, 부양 가족수, 입주자 처축 가입기간에 따라 최고 84점의 가점을 주어 점수를 많이 받은 청약자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다. 이러한 가점제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가점제가 사라지고 추첨을 통해서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감소하여 규제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추첨제도 사라지고 후분양제가 일반화 되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사전청약제도는 주택부족 시기에 아파트 수요자가 넘쳐나고 공급자들은 손쉽게 물건을 파는 땅 짚고 헤엄치는 판매방식이다. 손님이 넘쳐나는 은행의 순번대기표와 같다. 이 번호표는 소비자의 기호, 시간, 주택에 대한 절실한 욕구 등 소비자의 소망을 무시하고 주택(아파트)의 위치, 층, 방향 등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도 박탈한 체 획일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는 선택권을 박탈당하더라도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심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택을 매수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주택공급 시스템이다.

그런데 주택공급의 포화로 인해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고 청약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지역에 따라 청약 미달 사태가 이미 발생하고 있으며 청약 예금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 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청약예금이 사라지는 날 주택시장은 정점에 도달 한 것이며 이때부터 아파트에 대한 열광도 사라질 것이다. 이 시기가 되면 주택 시장은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하여 가격과 품질 면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시장은 이미 양의 시대에서 질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의 흐름은 그 어느 때 보다 임대수익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증대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며 이미 주택시장은 매매시장에서 임대시장으로 급격히 전환 되고 있다. 전세가구의 자가전환비율도 2006년 53%, 2010년 26.1%에서 2012년에는 23.2%로 감소하여 매수를 통한 자가주택 거주 보다는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면서 주택 임대시장이 월세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저금리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어 들면서 시장은 월세를 중심으로 한 임대료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월세가구 비중이 2011년 33%에서 2012년 34%, 2013년에는 39.4%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가구구조가 1~2인가구가 늘면서 임대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 1~2인 가구는 주택 구입보다 임대를 선호하기 때문에 임대주택시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주택시장의 장기침체로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어 매수 보다는 임대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다. 결국 중산층 및 서민들은 전셋집이나 월셋집에 거주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정부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증가시키고자 하지만 구멍 난 재정으로 인해 이도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공공의 임대주택 공급은 한계가 있고 결국 민간이 임대주택 공급자로 시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의 임대주택사업이 활발해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에서도 2013년 주택임대관리업에 관한 법을 제정하여 민간이 임대주택관리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부동산개발 또는 건설사들도 개발을 통한 분양 주택사업에서 개발 또는 매입 임대ㆍ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시작했다. 국내 일부기업은 일본의 레오팔레스21이나 대동건탁(大東建託) 등 임대주택 시공 및 관리업체와 제휴를 통해 국내 시장에 임대ㆍ관리업을 들여 오고 있다. 일본은 1965년부터 이미 임대주택관리업을 시작하여 민간의 임대주택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부동산시장의 여건이나 임대주택시장 규모, 전세제도 등 임대주택시장의 관행이나 법적ㆍ제도적 미비로 인하여 주택임대시장의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대주택관리업이 정착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우리나라 주택시장도 일정한 수익을 꾸준히 안겨주는 수익형 부동산이 대세가 되는 임대주택시장으로 달려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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